나바로 "20% 관세 도입 시 연간 6000억 달러 전망"
전문가들 "관세 조치로 미국인 부자되긴 커녕 침체 마주할 것"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대규모 관세 정책이 예상보다 적은 세수를 창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산한 세수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1일(현지시간) CNBC는 관세가 미국을 "부유하게 만들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큰소리치고 있지만, 미국 경제에 미칠 충격 등을 감안하면 최종적으로 확보될 세수는 훨씬 적을 것이란 게 경제학자들 분석이라고 전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 고문은 지난 일요일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관세 조치로 연간 6000억 달러의 수익이 기대되며, 10년 동안에는 6조 달러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자동차 관세로 연간 1000억 달러를 추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마크 잔디 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 6000억~7000억 달러 란 수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연간 1000억~2000억 달러만 거두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학자들은 나바로의 예상 수치가 20% 관세율을 기반으로 계산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미국은 약 3조 3000억 달러 규모의 상품을 수입했는데, 여기에 20%의 관세를 부과하면 연간 약 6600억 달러의 수익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예일대학교 예산 연구소 소장이자 전 백악관 경제 자문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 어니 테데스키는 "나바로 계산 방식에는 중요한 요소들이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관세가 미국과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하며, 이로 인해 최종적인 수입이 감소하는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한다.
예일대 예산 연구소가 월요일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20%의 포괄적 관세를 적용할 경우 연간 관세 수입은 약 2500억 달러(10년간 2조 5000억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관세 수입을 더 늘릴 방법은 있지만, 이는 더 높은 관세율을 부과하는 것뿐이라고 경제학자들은 말했다.
피터슨 국제연구소는 예를 들어 50%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면 연간 약 7800억 달러의 수입을 거둘 수 있다고 분석했지만, 이마저도 낙관적인 전망이다. 연구소는 보복 관세에 따른 경기 둔화 및 관세 자체의 부정적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수치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수입을 통해 감세 정책을 추진하려 하지만, 지난 2017년 감세 조치 연장에 필요한 10년간 4조 5000억 달러 규모의 재원을 확보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대선 운동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20% 관세를 제안하며 무역 적자 해소를 강조했지만, 관세로 인한 단기적 효과보다는 장기적 부작용이 더 클 것이란 경고다.
관세 부과는 소비자 물가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20% 관세가 도입될 경우, 미국 가구당 연간 3400~4200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수입품 가격 상승은 소비자와 기업의 구매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라 예상보다 낮은 세수가 걷힐 가능성이 크며, 경제 성장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 정부가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경우에는 무역 둔화가 불가피하며, 미국 기업들의 수출 감소를 비롯해 제조업 및 농업 등 여러 산업이 입을 타격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관세 부담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지 못할 경우 수익성이 악화돼 그에 따른 투자 위축과 고용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어반-브루킹스 조세정책센터의 로버트 맥클렐런드 선임 연구원은 "관세가 경제 활동을 둔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고, 마크 잔디도 "20%의 관세를 도입하면 미국 경제는 심각한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며, 이는 재정 건전성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경제학자들은 이번 관세가 단기적으로만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번 관세는 행정명령을 통해 도입되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 또는 향후 대통령이 쉽게 철회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마크 잔디는 "이번 관세가 10년 동안 유지될 확률은 0%"라며 "내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조차 낮다"고 말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