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출연 내놓은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사정당국 '화살' 피할 수 있을까

2025-03-17

[비즈한국] 홈플러스 기업회생을 두고 당국이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16일 사재 출연 계획을 내놓으며 진화에 나섰지만, 당국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홈플러스 회생신청 과정과 배경을 탐탁지 않게 보는 탓에 이대로 논란이 사그라들지는 의문이다.

#무책임한 기업회생 신청에 뿔난 당국

이렇다 할 자구 노력 없이 홈플러스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 ‘먹튀’ 논란이 불거진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결국 16일 사재 출연 입장을 밝혔다.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입장문에서 “홈플러스 회생절차와 관련된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그 일환으로 김병주 회장은 특히 어려움이 예상되는 소상공인 거래처에 신속히 결제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재계에선 사정당국의 칼날이 MBK파트너스를 겨누기 시작하자 이 같은 조치가 나왔다는 평이 나온다. 국세청은 3월 11일 ‘재계 저승사자’로 불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을 통해 MBK에 세무조사를 시작했다. MBK 측은 “4~5년 단위로 이뤄지는 정기 조사”라고 했지만, 되레 국세청 안팎에서는 ‘조사1·2국이면 몰라도, 조사4국은 정기 조사와 거리가 멀다’는 반응이 나온다. 통상적으로 조사4국은 특별한 사안이 발생했을 때 ‘문제를 찾아내려는 특별 세무조사’를 하는 곳이기 때문에 MBK파트너스에게는 큰 압박으로 와 닿았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금융감독원도 검사에 착수했다. 관련 의혹을 살펴보기 위해 3월 13일 신영증권과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에 대한 검사를 시작했다. 조만간 MBK파트너스에도 검사에 나설 예정이다. 국내 사모펀드가 특정 사건으로 금감원 검사를 받는 첫 사례가 된다.

#정치권도 나서서 ‘사모펀드’ 정조준

지난 2023년 말 기준, 국내 사모펀드 약정액 순위는 1위가 한앤컴퍼니(13.6조 원), 2위가 MBK파트너스(11.8조 원), 3위가 스틱인베스트먼트(6.4조 원)다.

약정액 규모가 커진 만큼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인 국내 상장사 수도 최근 10년 새 2배 넘게 늘어났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국내 상장기업 2597개(코스피·코스닥·코넥스 포함) 중 최대주주가 사모펀드인 곳은 58곳으로 2014년 21개에서 2.8배 급증했다. 한온시스템, 한샘, 롯데손해보험, 커넥트웨이브, 하나투어, 락앤락, 남양유업, 에스케이(SK)증권 등이 현재 한앤컴퍼니, MBK파트너스 등 사모펀드에 인수됐다.

이에 정치권도 나섰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3월 18일 홈플러스 사태 관련 긴급 현안 질의를 예고하고, MBK의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등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인 국내 상장사들이 급증하는 가운데 오너(사모펀드)가 ‘수익’에 혈안이 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 회생절차 신청이 보여줬다는 데 여야 간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아직은 논란 초기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지만, 국세청과 금감원이 모두 나섰을 때 검찰까지 연결되지 않은 적은 매우 드물다”며 “특히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인 회사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오너’ 문제로 해석해 접근할지는 지켜볼 부분”이라고 조심스레 예측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 탄핵 여부’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금감원에 정통한 한 법조인은 “최근 조기 대선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금감원장의 레임덕 이야기도 나오고, 정권 교체 시 임명될 사람이 누구인지에 따라 주요 사건에 접근하는 방식이 달라질 것으로 다들 점치고 있다”며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이 여러 변수 사이에서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도 지켜볼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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