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우크라 참전' 파장 속 '억지 애민 행보'…'파병설' 발뺌 일환?

2024-10-22

북한 '러 파병' 발뺌 나서…"근거 없는 소문"

김정은, 수해 후 석 달 만에 첫 자강도 방문

책임자 태도 질타하며 책임자 교체하기도

"러시아 파병설 간접적 무시하려는 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군 파병과 관련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는 가운데, 압록강 홍수 발생 후 처음으로 최대 피해 지역인 자강도에 방문하는 등 '애민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억지 행보에 나섰다. 주민 불만을 잠재우는 것과 함께 파병설을 애써 무시하려는 의도로 비춰진다.

22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압록강 수해 이후 석 달만에 처음으로 자강도 지역 피해복구 현장을 살펴봤다. 공개된 사진을 들여다보면 홍수 피해가 컸던 자강도 성간군의 성룡노동자구를 방문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에서 김 위원장은 살림집(주택) 건설 진척 정형을 구체적으로 파악했다고 전해지며, 11월 초까지 예정된 재해 지역 살림집 공사를 12월 초까지 연장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또 당 중앙위원회 비서국은 자강도의 피해 복구 현장 지휘부 책임자와 정치 책임자를 새로 파견할 것을 결정했다. 김 위원장이 건설물의 질을 경시하는 태도를 질타한 만큼 이들에게 책임을 물어 책임자를 교체한 것으로 추정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종합적으로 수해 복구가 성과 있게 진행되고 있단 점을 선전하면서 일부 부족한 부분을 시인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 발표를 볼 때 최소 살림집 건설 부분에 있어서는 당시 두세 달 내에 할 수 있다 발표를 하고 목표를 제시했었는데, 그 기간을 연기하는 걸 봐서 12월 초에 '최소 살림집 건설 정도는 마무리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북한이 판단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시아 파병 사실을 발뺌하는 와중에 김 위원장은 주민들의 불만 억압과 내부 결속 작업에 집중하는 것으로 진단했다.

최근에는 북한은 우리가 평양에 무인기를 침투시켰단 주장을 펼치며 대남 적개심을 고취하기도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무인기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면은 분명히 있다"며 "무인기를 계기로 삼아서 한국에 대한 적대감을 매우 고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동신문이 벌써 며칠째 규탄 하는 인터뷰를 싣는데, 아마 곧 주민을 동원한 시위 같은 것도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얘기했던 한국을 적대시하는 관계를 더 확실하게 명분을 쌓고 정통성을 쌓으려고 하는 행보"라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수해복구 현장 지속 방문을 통해 애민지도자상을 부각하고 살림집 건설 등은 연말 치적 쌓기의 일환"이라고 해석했다.

러시아 파병설을 간접적으로 무시하려는 속내도 내포된 것으로 봤다. 주유엔 북한대표부는 21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돕기 위해 북한이 병력을 보내고 있다는 우리 정부의 발표와 언론 보도에 대해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양 교수는 "내치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파병설에 1단계로 무인기시건 남측 주범론과 미국책임론으로 이슈를 돌리고, 2단계로 김정은 위원장의 현지 지도로 파병설을 무시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대선을 열흘 앞둔 시점에서 대선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혼전인 가운데 이슈의 중심에 서기보다는 관망세를 유지하는 듯 하다"며 "무인기 이슈로 긴장 고조 효과는 부분적으로 달성했다. 현재는 무인기 사건의 숨 고르기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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