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인력의 역량을 강화하고 해외 우수인력을 영입하는 한편 퇴직 인력의 연구개발(R&D) 지속성을 갖게 해야 한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산하 산업기술혁신연구원이 ‘K-R&D 휴먼 르네상스’를 주창하며 인구절벽 시대의 R&D인력 수급의 해법을 제시했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 R&D인력 수급 정책을 진두지휘할 정부부처를 신설해 통합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산기협은 19일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 SC컨벤션센터(과총회관)에서 ‘K-R&D 휴먼 르네상스’ 세미나를 개최하고 R&D연구 인력 부족에 대한 산업계 차원의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우선 저출생·고령화에 따라 2050년 인구구조상 가장 많은 인구비중을 차지할 수 밖에 없는 60세 이상의 퇴직연구인력의 활용은 필수적이라는 점이 강조됐다. 이미 기업연구소의 연령별 R&D인력이 20~30대가 71.4%(2012년)에서 10년 만에 53.3%줄고, 40~50대는 같은 기간 27.9%에서 44.0%로 증가하는 상황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수 밖에 없다는 위기감은 참석자 모두 인정했다. 이종민 산업기술혁신연구원 팀장은 “퇴직자 증가에 따라 기업의 연구 역량은 저하될 수 밖에 없고 신규 인력 수요는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그런 가운데 외국인 전문인력 유입은 어려운 현실”이라며 현 주소를 진단했다.
황석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책 변화가 없을 경우 2022년 42만 9000명의 인력이 2032년 39만 1000명으로 감소할 것”이리며 “65세까지 계속 고용을 유지할 경우엔 40만 6000명 수준을 유지하고, 70세까지 연장하면 42만 명으로 2022년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황 선임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65세까지 계속 고용, 중장기적으로 70세까지 연장해 체력조건에 맞는 근로시간 단축과 그에 부합하는 임금체계를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외 인력 유치 활성화 제언도 이어졌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본부장은 “고급·고기능 인력의 유입을 위해 취업 절차 및 정착 여건 등의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유학‧기술연수인력의 국내취업시 체류기간을 현행 2년에서 5년으로 확대하고, 국내산업체에 근무할 경우 포인트제를 적용해 국내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본부장은 “외국인 인력을 가치사슬 재편의 한 측면으로 전략화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자산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참석자들은 결국 정부의 의지와 통합적인 로드맵 설계가 중요하다는 점에 한 목소리를 냈다. 김태규 연세대 교수는 산업 전체의 업스킬링·리스킬링 전략을 제안하며 “인력 문제 해결을 위한 일원화된 정부부처 신설과 통합적인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선임연구원도 “결국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추진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