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이 재정 확대 정책 우려로 인해 장기 국채금리 상승과 달러 대비 엔화 약세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르면 올 4분기 장기채 금리 고점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전망을 근거로 지금부터 일본 국채 투자를 시작할 경우 자본 차익과 환차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1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초부터 리테일 창구를 통해 올 3월 발행된 30년 만기 일본 국채를 판매하고 있다. 이는 엔화로 개별 채권을 직접 투자하는 방식이어서 채권금리 하락과 엔화 강세 전환 시 수익을 볼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연말까지 해당 채권이 약 2000억 원어치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올 7월 말 일본 10년물 국채에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수증권(ETN) 4종을 한국거래소에 상장시켰다. 국내 ETN 시장에서 일본 국채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은 처음이다. 이 상품들은 모두 환 오픈형으로 설계돼 엔화 강세 시 환차익을 통한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발행된 30년 만기 일본 국채금리는 13일 연 3.192%를 기록했다. 해당 채권금리는 올 초까지만 해도 연 2.285%였다. 확장 재정과 통화 완화를 동시에 주장하는 ‘아베노믹스 시즌2’를 공약으로 내세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자유민주당 총재가 4일 선거에서 이기자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999년 최초 발행 후 처음으로 장중 3.3%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엔·달러 환율 역시 153엔까지 치솟은 후 152엔 선을 상회 중이다.
공명당과의 결별로 선거는 ‘안갯속’이지만 다카이치 총재가 총리로 지명될 경우 재정 확대 정책이 유력해 보인다. 장기채와 엔화 약세가 당분간 이어지더라도 과거 일본은행의 국채 무제한 매입 결정과 같은 통화 완화 정책 동반이 필수적인 만큼 올해 말부터는 일본 장기채 투자가 유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4분기에서 내년 1분기 사이 일본 장기 국채 금리 고점 인식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고 원·엔 환율의 경우 내년 하반기 상승 전환이 예상된다”며 “일본 국채 30년물 기준 금리 3%대, 원·엔 환율 940원 이하 구간은 가격 매력이 높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