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덕텔링] 한국 대드론 산업, 더 많은 관심과 투자 아쉽다

2025-11-21

[비즈한국] 지난 11월 18일부터 20일까지 청주 OSCO 전시장에서 개최된 ‘대한민국 대드론 박람회(Korea C-UAS Tech Show)’는 우리 대드론 산업의 성과와 한계를 동시에 보여줬다. 이 박람회는 오직 대드론(Counter-UAS, C-UAS), 즉 적의 무인기 위협을 무력화하는 솔루션에 집중한 국내 최초이자, 세계적으로도 드문 전문 방위산업 전시회였다. 통상적으로 드론 기술과 대드론 기술을 함께 전시하는 국제적인 추세와는 달리, 대드론 분야의 전문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비록 국내 최대 규모 방산 전시회인 ADEX, KADEX, MADEX 등 종합 방산 전시회와 비교할 때 규모 면에서는 작았지만, 대드론 시스템이라는 특화된 주제를 중심으로 민간, 군, 연구기관, 방위산업체 등 관련 생태계 주체들이 총집결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했다. 이들은 비대칭 무기체계로 자리 잡은 무인기 위협에 대한 방어 전략을 공유하고 첨단 기술을 선보이는 지식 교류의 장을 형성했다.

특히 3일간 40여 개에 달하는 세미나 세션이 개최된 것은 전문 분야 중심 전시회의 장점을 극대화한 사례다. 대형 방산 전시회에서는 주제가 광범위해 대드론 관련 발표가 2~3개 세션에 불과했지만, 이번 박람회는 여러 방산 전시회에서 나눠 다뤄질 수 있는 대드론 연구 성과를 단일 플랫폼에서 집약적으로 선보이며 전문화의 가치를 입증했다.

그중에서도 이번 전시회에서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이 공개한 ‘대드론 하드킬 근접방호체계’는 단연 이목을 집중시켰다. 기존의 대드론 시스템은 소프트킬(Soft-Kill) 방식, 즉 전파 교란(Jamming)이나 사이버 해킹을 통해 적 무인기의 GPS·통신을 마비시키거나 변조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하드킬(Hard-Kill) 방식은 요격용 드론을 직접 충돌시켜 파괴하는 능동적 대응책으로, 향후 북한이 전력화할 가능성이 높은 광섬유 유도형 자폭 드론이나 인공지능 기반 자폭 드론에 대한 유효한 대응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이 사업이 방위사업청의 신속시범사업으로 선정돼 2년 내 시제품 생산을 목표로 진행된다는 점은 산업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한화시스템은 디메이커스, LIG넥스원은 니어스랩과 협력하는 ‘대기업-스타트업 협력 모델’이 가동되고 있는데, 이는 대기업의 안정적인 연구개발 인프라와 스타트업의 신속하고 혁신적인 솔루션 개발 능력을 융합하는 국방 연구개발의 이상적인 모습을 제시한다.

물론 첫 회로 진행된 전문 전시회로서의 한계점도 분명했다. 대드론 분야가 아직 일반 대중과 미디어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만큼, 보도량과 화제성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국방부가 ‘50만 드론 전사 양성’을 목표로 드론의 공격 및 활용 능력 강화에는 적극적인 관심을 쏟고 있는 반면, 적 무인기 위협에 대한 방어 및 요격 체계 구축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는 현실을 반영한다.

다행스러운 점은 육군방공학교를 필두로 육·해·공군의 대드론 작전 담당 부서들이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군이 통합적 대드론 작전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경찰, 공항공사, 대통령경호실, 원전·발전소 등 국가 주요 시설 방호에 드론 방어가 필수적인 정부 부처들까지 함께 해법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은 범국가적 위협 대응 체계 구축의 청신호로 해석된다.

첫걸음에 모든 것을 이룰 수는 없다. 그러나 이번 대드론 박람회는 대한민국 대드론 산업의 현주소를 정확히 인식하고, 비대칭 위협에 대한 국가적 의제를 성공적으로 설정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

앞으로 대한민국 대드론 산업이 자국 영토와 국민의 생명을 수호하는 국방력의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나아가 글로벌 방산 수출 시장의 효자 상품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전략적인 관심과 과감한 투자가 절실히 요구된다. 이번 대드론 박람회를 계기로 이러한 변화를 기대해 본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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