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자신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무기화하여 미국 경제를 위협하거나 공격할 가능성은 작다. 앞으로도 그렇다. 시장에서 떠도는 ‘중국이 미국 국채 시장을 흔들고 있다’는 추측과 달리, 중국이 최근 국채 시장 변동성에 기여했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 오히려 데이터는 중국 당국이 달러화 자산을 적극적으로 축소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은 낮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달러 자산(국채 포함)은 지난 몇 년간 약 1조6000억 달러(한화 약 2200조원) 수준에서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중국이 달러 자산을 다변화하려 해도, 3조2000억 달러에 달하는 보유 외환을 투자할 수 있는 고품질의 유동성 있는 대체 자산은 거의 없다.

최근 몇 년간 중국의 달러 포트폴리오 내에서 자산이 미국 국채에서 기관채나 주식으로 재배치된 점이 관찰되지만, 이는 통상적인 자산 재할당으로 보인다. 중국이 거대한 보유 외환을 다변화하려 해도 현실적 제약이 따른다. 고품질의 유동성 있는 외화 자산을 대량으로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중국 인민은행(PBOC)은 달러화 자산 축소를 의도하지 않는다. 오히려 위안화 가치 안정화를 위해 미국 국채를 상당량 보유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중국의 국채 매매는 위안화 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한 중앙은행의 통상적인 외환 관리 조치였으며, 달러에서 벗어나려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아니었다. 이는 중국의 장기적인 국채 순매도 패턴과도 일치한다. 지난 10년간 강도 높은 순매도가 이루어진 시기(2015~17년, 2023~24년)는 자본 유출 압력과 인민은행의 시장 개입이 겹친 시기였다.
중국 국영 언론의 일부 평론가는 정부가 미국 국채를 활용해 워싱턴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과거 미국 정책 당국자들은 중국의 국채 보유를 상환 거부하거나 취소하는 방안을 잠깐 검토했으나 곧 포기했다.
중국이 국채를 전략적으로 대량 매도해 미·중 관계를 흔들 가능성은 작다. 중국이 보유한 약 1조200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모두 매도한다면 미국 GDP의 약 4.5%에 해당하는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시장 안정화를 위해 개입할 수 있어 큰 문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도 이와 유사한 견해를 밝혔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이 달러화 자산을 축소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무역 갈등이 심화될 경우, 자산 매각보다 위안화 약세 유도가 더 효과적인 대응이다. 중국이 미국 국채를 급매도해 문제를 일으킬 동기는 없으며, 그럴 가능성도 작다. 오히려 양국 모두 대규모 충돌을 원치 않기에 신중히 행동할 가능성이 크다.
루이즈 루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