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탈 속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 시간이 길어진다. 타선과 투수력, 수비 등 총체적인 문제와 싸우고 있다. 두산이 다 잡은 경기를 놓쳤다.
두산은 지난 1일 잠실 KT전에서 2연패 탈출 기회를 놓쳤다. 3-1로 리드한 9회초 믿었던 마무리 김택연이 KT 안현민에게 동점 투런포를 허용했다. 결국 경기는 연장 11회 3-3 무승부로 끝났다.
2연패에 빠진 두산에겐 승리가 꼭 필요한 경기였다. 무겁기만 했던 두산 타선도 모처럼 집중력을 보였다. 중심타선에서 KT의 에이스 역할을 하는 소형준을 공략하는데 성공했다. 0-1로 뒤진 4회말 선두타자 케이브가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양의지와 김재환가 안타를 집중시켜 1점을 뽑았다. 6회에는 김인태가 볼넷을 걸어나간 뒤 대주자로 투입된 조수행의 도루, 양의지의 사구로 만든 1사 1·3루에서 김재환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주자 2명을 불러들였다.
그러나 9회 2점 차 리드는 마무리 김택연의 난조로 지켜내지 못했다. 그리고 두산은 10회와 11회, 두 번의 선두타자 출루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다 잡은 승리를 놓치니, 무승부라도 경기를 내준 듯 분위기를 가라 앉았다.
두산은 2025시즌 고전하고 있다. 중위권 도약의 가이드라인인 5할 승률에 도달하는게 쉽지 않다. 토종 에이스 곽빈, 핵심 불펜 홍건희 등 주요 선수들의 부상에 주력 선수들이 부진까지 겹치는 등 전력 엇박자가 크다. 지금 당장은 어떻게든 버텨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긍정적인 부분을 찾자면 부진 속에서도 희망적인 요소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전력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선수들의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이날 선발 최원준은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KT 소형준과의 맞대결에서 6이닝 1실점의 혼신의 역투를 펼쳤다. 입단 9년차 최원준은 이번 시즌 선발진에서 승리없이 3패 뿐이지만 어려운 팀의 마운드 운영 상황에서 꾸준히 제 몫을 해주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연장 11회초 아웃카운트 2개를 잘 잡은 신인 투수 홍민규의 성장세는 기대 이상이다. 야탑고를 졸업하고 2025 신인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26순위로 지명받은 홍민규는 입단 직후부터 씩씩한 투구로 단숨에 즉시 전력감 투수로 떠올랐다.
김택연에 이어 10회부터 등판한 이영하가 11회 1사후 로하스를 볼넷으로 내보내자, 두산 벤치는 홍민규를 올렸다. 홍민규는 두 번의 폭투로 주자를 3루까지 진루시켰으나, 문상철을 삼진, 이날 동점 투런포를 날린 안현민을 우익수 플라이로 유도해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신인투수가 긴장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공을 던지는 투구가 돋보였다. 이승엽 두산 감독도 홍민규의 씩씩한 투구를 높이 평가한다.
홍민규는 지난달 24일 고척 키움전에서 팀이 9-0으로 크게 앞선 7회 두 번째 투수로 등판, 3이닝을 5피안타 2탈삼진 3실점(1자책점)으로 막고 데뷔 첫 세이브를 따냈다. 앞서 지난 6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데뷔 첫 승리도 수확했다. 홍민규는 데뷔 시즌 10경기에서 1승 1세이브 평균자책 2.03를 기록 중이다. 31.1이닝 동안 10개 삼진을 잡는 힘찬 투구로 두산 불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