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투톱인 업비트와 빗썸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수익의 98% 이상을 거래 수수료에 의존하고 있어 서로의 이용자를 뺏고 뺏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빗썸이 쓴 마케팅 비용은 134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9%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업비트도 67.8% 늘어난 190억 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투입했다.
빗썸은 신규 가입자에게 최대 7만 원을 지급하는 이벤트에 더해 이날부터 가상자산 200종에 대한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도 시작했다. 업비트도 신규 가입자 대상으로 LCK 결승전 티켓을 증정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미끼 이벤트뿐만 아니다. 이용자를 묶기 위해 예치금 이자도 업계 최고 수준(2.1~2.2%)로 지급하고 있고, 신규 가상자산도 경쟁적으로 상장하고 있다. 두 거래소에서 거래 중인 가상자산은 8월 말 기준 666개로 지난해 말 558개에서 100개 넘게 늘었다.
두 거래소가 마케팅 대결을 벌이는 이유는 국내 거래소의 수익 구조가 거래 수수료에 집중돼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기준 업비트와 빗썸의 거래 수익은 전체의 98%를 차지한다. 기타 수익은 2%에 그쳤다. 반면 미국 최대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이 비중이 51%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스테이블코인(22%), 블록체인 리워드(14%), 대출 및 이자(6%), 상장지수펀드 및 구독(8%) 등으로 다변화되어 있다.
다만 국내 가산자산 거래소는 코인베이스와 같은 수익 다각화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시장 참여자도 내국인으로 제한되어 있고, 부가 서비스 출시도 관련 법안이 없어 제공하기 어렵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에 하반기 가상자산 시장의 활황이 기대되고 있지만 국내 거래소가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다"며 "마케팅 강화는 신규 투자자 한 명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