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커버스토리] 게임부터 AI까지... GPU는 왜 귀한 몸이 되었나

2025-05-02

[PC사랑 5월 커버스토리] 컴퓨팅 패러다임 바꾼 GPU의 모든 것

[디지털포스트(PC사랑)=최호섭 편집위원] GPU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10여년 전부터 이어 온 암호 화폐 채굴 열풍부터 최근의 인공지능까지 GPU는 이제까지의 그 어떤 반도체보다 오랫동안, 그리고 극심한 공급 부족을 겪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를 통해 엔비디아의 지포스 RTX50 시리즈가 공개됐다. 최상위 모델인 지포스 RTX5090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가 세운 기준 가격이 1천990 달러다. 우리 돈으로 약 370만원에 달하는 엄청난 가격이 책정됐다. 환율 문제를 둘째 치고라도 기본 가격이 상당한 수준이다.

메인스트림 게이머들을 바라보는 지포스 RTX5070 역시 549달러로 이 역시 80만원에 달하는 부담스러운 값이 매겨졌다. 문제는 그나마도 시장에서 구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지포스 RTX5090은 370만원은 커녕 600만원을 줘도 구할 수 없을 만큼 귀한 몸이 됐다. 지포스 RTX5070도 100만원을 훌쩍 넘기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제 PC로 게임 좀 하겠다는 이들은 적어도 200만원은 기본으로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게임이 저렴한 취미’라는 이야기도 갸웃거리게 되는 게 요즘의 상황이다. 게이밍 PC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 이제 PC 시장의 프리미엄 카테고리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게이머들은 아쉬운 말을 할 수밖에 없다. 따져보면 GPU는 게임을 위한 도구였고, 게이밍 PC의 핵심 부품인데 이를 전혀 다른 업계가 쓸어가면서 정작 PC 게이머들은 소외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게임보다 게임 외의 영역에서 더 큰 성장을 이어가는 GPU는 어떻게 태어났고, 왜 이렇게 ‘귀한 몸’이 되었을까?

2000년,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의 상징은 고성능 컴퓨터였다. PC는 하루가 멀다하고 그 성능을 높여갔고, GPU 역시 치열한 경쟁을 맞이하게 된다. 엔비디아의 지포스와 ATI의 라데온은 시장을 정리하는 동시에 양분했고, 그 경쟁은 반도체의 성장과 함께 더욱 더 치열해져만 갔다.

이후 GPU는 두 가지 방식으로 진화를 겪게 된다. 3D의 기본인 폴리곤과 텍스처를 더 많이 처리하는 ‘양적 성장’과 CPU가 맡던 일들을 가져와 더 빠르게 처리하는 ‘새로운 프로세스 영역 확장‘을 병행한다. 이 모든 수요는 밀접하게 게임과 연결된다.

비디오 게임의 등장 이후 아주 오랜 시간동안 PC는 그 중심에 서지 못했다. 게임 시장의 흐름은 오락실을 채운 전용 기판의 아케이드 게임과 가정용 게임기 시장으로 양분되었다. PC용 게임은 퍼즐이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등 시간을 갖고 천천히 즐기는 게임들에 몰려 있었고, 화려한 그래픽과 사운드, 그리고 현란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게임 전용 기기들과는 차원을 달리 했다.

이는 우리가 쓰는 PC의 출발과도 연결되어 있다. PC의 규격을 제안한 IBM은 애초 대기업들이 쓰는 메인프레임 컴퓨터를 만드는 기업이었다. IBM은 1981년 개인용 컴퓨팅의 흐름에 맞춰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PC를 개발했다. IBM이 생각한 PC에는 가정용 게임보다 사무용 컴퓨터라는 개념이 앞섰고, 메인프레임의 역할을 축소한 형태로 설계가 이뤄졌다.

자연스럽게 그래픽과 사운드보다는 업무에 필요한 기능들이 우선적으로 고려됐고, 이후 그래픽과 엔터테인먼트를 강조하며 성장한 애플이나 일본의 PC 기업들의 방향성과 거리가 생겼다. 한편으로는 PC는 그래픽과 사운드를 양보하면서 가격을 낮출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시장의 중심에 설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1990년대까지 PC의 주인공은 CPU였다. 애초 컴퓨터의 역할은 연산에 있었고, 전통적인 폰 노이만 방식의 컴퓨터 구조는 CPU의 효과적인 연산을 돕기 위해 메모리와 저장장치가 연결되는 구조를 띄고 있었다. 게임을 비롯해 컴퓨터의 모든 연산은 CPU의 몫이었다. 게다가 CPU는 흔히 ‘몇 메가헤르츠(MHz)’로 불리던 주파수 속도를 높이면 그만큼 성능이 비례해서 올라가는 반도체의 마법을 보여주면서 PC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반면 화면을 그려내는 그래픽카드는 색 표현과 왜곡 없는 출력에 집중됐다. CPU가 처리해서 보내주는 신호값을 메모리에 담고, 이를 모니터 신호로 바꿔서 내보내는 것이 그래픽카드의 역할이었다. 말 그래도 ‘비디오’를 보여주는 부품이었고, 좋은 그래픽카드의 기준은 ‘연산’보다 ‘색’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데에 집중되어 있었다.

3D 게임은 이 흐름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2D 스프라이트를 여러 장 겹쳐서 입체감을 만들어내던 과거의 게임 방식을 벗어나 X, Y, Z의 좌표를 기준으로 폴리곤 덩어리를 수없이 많이 그려서 덩어리를 만들고, 그 위에 색종이를 붙이듯 텍스처를 입히는 것으로 게임의 이미지 생성 방법이 바뀌었다.

3D의 핵심인 삼각뿔 모양 폴리곤은 3차원 좌표를 바탕으로 부피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컴퓨터 내부에서는 모든 사물의 형상을 실제처럼 입체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게 해 준다. 삼각뿔 폴리곤은 가장 기본이 되는 형태이고, 이를 여러 개 포개어 사물의 기본적인 형태를 만드는 것은 3D 게임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다. 어떤 각도에서 봐도 그 형태를 띄고 있기 때문에 카메라를 들이대듯 적절한 구도를 잡으면 우리가 보는 결과물이 만들어진다.

이 폴리곤을 작게 많이 만들어서 연결할수록 화면 속 사물은 부드러운 면을 갖게 된다. 3D 게임 초기의 ‘버추어 파이터’나 ‘파이널 판타지 7’ 등의 캐릭터 표현을 보면 아주 큼직한 삼각뿔 모양의 폴리곤 덩어리가 눈에 띈다. 당시로서는 컴퓨팅 성능이 부족했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폴리곤을 만들고 움직이는 데에 부담이 있었다. 폴리곤을 크게 만들고, 개수를 줄인 것이 초기의 다소 거친 이미지들이다. 현대의 매끄러운 3D 그래픽은 이미지를 만드는 근본적인 방법이 바뀐 것이 아니라 폴리곤을 더 작게 만들고, 이를 셀 수 없이 많이 이어 붙여서 각진 부분을 줄인 것이다.

사물의 겉면을 포현하는 텍스처는 해상도가 핵심이다. 얼굴 형태의 폴리곤을 쌓은 뒤 그 위에 사진을 붙이는 것을 떠올리면 되는데, 당연히 해상도가 높은 텍스처를 입히면 더 정교한 결과물이 보이게 된다. 최근 게임은 4k 해상도에서도 뭉개지지 않는 고해상도 텍스처 세트를 품고 있기 때문에 그 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결과적으로 3D 게임의 추세는 더 많은 연산이 필요한 방향으로 흘러 왔다. 1초에 폴리곤을 몇 개 만들 수 있는지, 그 위에 실시간으로 텍스처를 입히면서도 1초에 최소 30장, 혹은 60장 이상의 화면을 그려낼 수 있는지에 관심이 쏠렸다.

물론 초기에는 이 역시 상당 부분은 CPU의 몫이었다. 2000년을 기점으로 CPU는 엄청난 속도로 발전했고, 그 성능을 바탕으로 PC 시장, 그리고 게이밍 시장이 함께 성장했다. 폴리곤을 더 많이 찍어야 하면 CPU는 작동 속도를 높여서 더 많은 연산을 하면 됐다. 별도의 연산 명령어 세트를 넣어 성능을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한계는 명확했다. CPU는 그 일이 쉽든 어렵든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처리할 수 있었다. 속도를 높여서 연산 빈도를 높인다고 해도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아지면 부담이 커진다. 더구나 게임 내의 모든 처리를 도맡아하면서 그래픽까지 그려내는 것은 버거운 일이었다. ‘3D 가속’으로 불리는 별도의 연산 방식이 서서히 필요하게 됐다. 그래픽카드의 역할이 도드라지게 된 것이다.

GPU의 구조는 점점 복잡해지지만 기본 원리는 병렬 연산에 있다. 동시에 여러 개의 연산을 처리하는 것이다. 초기에는 그래픽카드와 별도의 부품으로, 폴리곤과 텍스처 등 3D 연산만 맡도록 설계됐다. 가격도 만만치 않았다. 1990년대 첫 3D 게이밍 카드의 대중화를 이끈 3dfx의 ‘부두’는 왠만한 CPU 하나의 값과 맞먹었다. 후속 제품인 ‘부두 2’는 성능을 올리는 수준을 넘어 카드 두 장을 동시에 꽂아 성능을 두 배로 올리는 진짜 ‘병렬 컴퓨팅’을 이뤄내면서 그 역할과 기본 구조를 제시했다.

이후 이 3D 가속 기능은 일반 그래픽카드와 결합된다. 한 장의 카드로 화면 출력과 3D 연산을 함께 도맡도록 설계되면서 수많은 그래픽 제품들이 등장했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지포스 256과 ATI의 라데온 그래픽카드를 필두로 한 GPU 전쟁이 시작되고,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PC 시장을 등에 업으면서 대중화의 길을 걸어 왔다.

GPU라는 말은 대명사처럼 쓰이지만 이 말은 사실 엔비디아를 통해 태어났다. 엔비디아는 1999년 ‘지포스 256’이라는 이름의 그래픽카드 칩셋을 내놓으면서 GPU라는 개념을 내놓았다. CPU가 컴퓨터를 아우르는 중앙처리장치라면, GPU는 그래픽 처리만 맡는다. ’그래픽 프로세스 유닛’이라는 그럴싸한 개념이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이 지포스 256은 폴리곤과 텍스처 맵핑 외에도 화면의 위치를 움직이고 광원 효과를 처리하는 T&L(Transform and Lighting)이라는 새로운 연산을 더했다. 폴리곤으로 만든 사물을 성능 부담 없이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더 역동적인 구도에서 화면을 볼 수 있도록 하고, 빛이 비춰지는 구도를 계산해서 실제와 비슷한 느낌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차별성을 자랑했다.

따져보면 하나의 그래픽 처리 기능일 뿐이지만 이는 적지 않은 연산이 필요했고, 지포스 256은 이를 하드웨어로 처리하면서 PC가 게임을 구동하는 방식을 통째로 바꿔 놓았다. ‘프로세서’라는 이름을 피부로 와닿게 만든 셈이다.

AMD의 전신인 ATI도 ‘라데온’ 칩을 내놓으면서 본격적인 3D 그래픽 시장을 열었다. 당시 라데온은 GPU의 개념에 맞선 VPU, 비디오 프로세스 유닛(Video Process Unit)이라는 개념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기본적인 역할과 개념은 비슷했기 때문에 VPU는 이내 시장에서 사라졌고 엔비디아의 GPU로 합쳐지게 됐다.

2000년을 계기로 게임의 흐름은 명확히 3D로 전환됐다. 많은 게임 관련 기업들은 주요 반도체 기업들과 손잡고 자체적으로 CPU와 3D를 처리할 수 있는 GPU를 만들던 것이 당시의 흐름이었다. PC의 그래픽카드 시장은 춘추전국시대였고, 그 안에서 게임 개발사들은 PC의 그래픽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없었고, 어떤 그래픽 기술을 써야 할 지도 판단하기 어려웠다.

반면 게임기는 모든 것이 명확했기 때문에 서서히 게임의 중심이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엑스박스 등의 게임기로 넘어오기 시작했다. 소니가 직접 개발한 그래픽 칩을 쓴 플레이스테이션 2는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을 역사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고성능 게임을 오락실에서 집 안으로 가져왔다.

HDTV와 고해상도 디스플레이가 자리잡으면서 게임기는 성능을 더 극적으로 올려야 했다. 1080P로 불리는 HD 해상도는 기존 디스플레이에 비해 4배 이상 더 많은 픽셀을 그려내야 했다. 단순 계산으로도 4배의 그래픽 성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임무는 오롯이 GPU로 전달됐다.

하지만 이 즈음부터 그래픽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에는 이전과 전혀 다른 반도체 생산의 장벽을 넘어야 했다. 이를 원활하게 만들 수 있는 기업들은 한정되어 있었다. 소니도 플레이스테이션 3의 그래픽 칩을 엔비디아와 협력해서 만들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일찌감치 PC를 기반으로 게임기를 개발해 왔다. 게임 그래픽 시장의 흐름이 PC와 만나는 접점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2013년 플레이스테이션 4, 엑스박스 원 등의 8세대 게임기는 지난 수 십 년 동안 이뤄온 독자 개발이라는 흐름을 완전히 깨고, PC와 유사한 구조로 등장한다. AMD의 그래픽 통합 프로세서는 훌륭한 성능과 단일 칩이라는 명확한 장점을 가졌다.

게임 개발도 수월해졌다. 개발 도구는 달라도 게임기의 구조가 PC와 닮다 보니 게임을 하나 만들어서 다른 게임기로 옮기거나, PC와 함께 내는 ‘멀티 플랫폼 전략’이 본격적으로 열렸다. 그 사이 디스플레이는 4k 해상도가 대중화된다. 다시 HD에 비해 4배 더 높은 성능이 필요하게 된 셈이다.

게임기는 보통 7년을 주기로 세대 교체가 이뤄진다. 어느 정도 미래를 내다 보고 설계를 하게 되는데, PC의 부품을 기반으로 구성하다 보니 그 성능이 단적으로 PC와 비교된다. 물론 운영체제나 게임 구동 환경이 다르긴 하지만 매년 더 빨라지고, 새로운 기능이 더해지는 PC의 칩들을 따라잡기에 게임기는 한계를 갖게 된다. 게임기는 4k 해상도와 색을 풍부하게 표현하는 HDR, 여기에 광원을 실감나게 표현하는 레이 트레이싱 등의 기술을 반영하기 쉽지 않다. 그 사이에 멀티 플랫폼으로 등장하는 게임들의 그래픽이 비교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는 명확했다. 최신 기술을 곧바로 반영하고, 필요에 따라 막대한 성능을 구성할 수 있는 PC의 승리였다. 그렇게 PC는 게임 시장의 주인공을 차지했고, 게이밍 PC는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정체기를 겪던 PC 시장의 가장 확실한 돌파구가 된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등장한 플레이스테이션 5와, 엑스박스 시리즈 X는 야심차게 고성능 칩들을 넣고, 강력한 그래픽 성능을 자랑했지만 시간은 결국 PC 시장의 편이었다. 물론 이 게임기들은 2025년 현재도 뛰어난 그래픽을 보여주긴 하지만 PC와 고성능 그래픽카드의 발전은 훨씬 빨랐다.

물론 GPU와 게임 그래픽의 성장에는 부작용도 뒤따랐다. 게이머들의 기준이 높아지면서 게임 개발 과정에서 그래픽의 비중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게임 개발사 입장에서는 시장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디자인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야 하고, 게이머들로서는 게임을 즐기기 위해 더 높은 성능의 PC를 마련해야 했다.

게임 개발비는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는 것이 요즘의 흐름이고, 이 때문에 흥행 실패에 대한 부담은 더 커졌다. 투자를 빠르게 회수하기 위해 게임 가격이 오르거나 과금 요소들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불만도 커졌다. 게임이 본래의 목적인 재미보다 그래픽에만 집중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게이머들에게 더 높은 성능의 PC, 특히 GPU에 대한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레이 트레이싱 뿐 아니라 DLSS나 FSR 등 인공지능 기반 프레임 보간 기능 등 PC의 게임 시장은 변화를 겪고 있지만 정작 그래픽카드는 구하기 어려워지고 가격도 치솟았다.

특히 지난 10여년 간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채굴 시장이 급성장했고, 인공지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GPU의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GPU의 셰이더 처리 능력은 병렬컴퓨팅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작은 연산이 반복되는 인공지능과 암호화폐 채굴에 유리하다. 이들이 시장의 그래픽카드를 쓸어가다시피 하면서 정작 GPU의 본래 목적인 게이밍 시장에는 공급 부족을 낳고 있다.

GPU를 만드는 엔비디아나 AMD의 입장에서도 인공지능 시장에서 원하는 고성능 인공지능 칩을 만들어 공급하는 편이 유리하다. 수 십 만원짜리 게이밍 GPU도, 수 천 만원을 넘나드는 AI용 GPU도 모두 똑같은 반도체 웨이퍼로 생산하는 데다가 AI 시장의 폭발적인 GPU 수요는 제품을 싹 쓸어갈 정도이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와 AMD는 인공지능용 칩과 게이밍 GPU의 특성을 다르게 구분하며 비즈니스의 뿌리인 게이밍 PC 시장을 달래고 있지만 여전히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고, 이전에 없던 수요에 GPU 값은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이 GPU 부족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지금으로서는 뾰족한 수가 읽히지는 않는다. 현재 반도체 기업들이 만들어낼 수 있는 GPU 컴퓨팅 파워는 여전히 수요에 한창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과거처럼 반도체 미세 공정의 마법으로 단숨에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사실상 GPU의 미세공정은 한계에 다다랐고, 엔비디아와 AMD는 더 미세한 반도체를 만들기보다 당장 필요한 성능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트랜지스터를 더 많이 넣어 성능을 높이면서 크기와 전력 소비를 끌어안는 상황이다.

인공지능에 대한 수요는 말할 것도 없다. 전 세계 기업들이 인공지능에 집중하고 있고, 개인들도 생성형 AI 없이 살 수 없을 만큼 일상이 되고 있다. 게임 시장도 4k 해상도가 기본이 되고, 초당 재생률의 기준도 60에서 100프레임 이상으로 높여가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GTA6를 비롯해 엄청난 그래픽을 앞세운 대작 게임들도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으로서는 그래픽카드, 그리고 GPU의 부족이 언제 끝날 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고성능 컴퓨터의 기준이 연산 속도를 앞세운 CPU보다 연산의 규모를 중심으로 하는 GPU로 옮겨가고 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디지털포스트(PC사랑)’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디지털포스트(PC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