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친(親)화력파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오히려 경기 RE100 특구-분산에너지특화지역 지정을 추진하는 등 탄소중립 선도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가 자리 잡은 상황에 발맞춰 대규모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도내 사업과 산업단지에 활용, 수출시장 다변화 기회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24일 경기신문 취재에 따르면 도는 오는 28일 ‘재생에너지 공급난 해소를 위한 경기도의 역할’ 포럼을 열고 ‘경기 RE100 특구’ 청사진을 발표한다.
경기 RE100 특구는 시군이 소유한 공유부지를 제공해주면 시군 예산 없이 경기도주식회사와 태양광을 설치해 얻는 수익 일부를 지역주민에게 환원하는 기후펀드 등 내용을 담았다.
도는 내년 시군 공모를 통해 직접 적합 부지를 발굴하고 3개 권역별로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을 집적화(클러스터)한다는 방침이다.
3개 권역은 ▲시화호 일대 중심 서해안 벨트권 ▲평화누리공원 주차장, 연천 경기도소방학교 북부캠퍼스 등 북부 평화경제 벨트권 ▲상수원 보호구역 내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자전거 도로 등 공유부지를 활용하는 동남권 등이다.
도는 미국 내 화석연료 활용 증가가 전망되면서도 이미 전 세계적으로 RE100 공감대가 형성된 바, 수출시장 다변화 차원에서라도 신재생에너지 생산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다른 발전원들을 제치고 (재생에너지가) 가장 발전량이 많은 발전원이 됐다”며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도 전 세계적인 재생에너지 추세를 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생산된 신재생에너지는 분산에너지활성화특별법상 분산에너지특화지역 지정과 연계해 일부 전력난으로 지체되던 사업들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분산에너지는 지역에서 만든 전력은 지역에서 쓴다는 개념으로 특화지역에서는 분산에너지사업자가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전기사용자에게 전기를 직접 공급할 수 있다.
예컨대 고양시를 RE100 특구 및 분산에너지특화지역으로 지정하면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시설에서 생산한 전력을 K-컬처밸리 사업에 곧바로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앞서 K-컬처밸리 사업은 전력 공급 불가 등을 이유로 난항을 겪어온 바 있다.
김완규(국힘·고양12) 경기도의원은 지난 14일 행정사무조사에서 “경기도 사업부지가 K-컬처밸리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방송영상단지, 테크노밸리, 제3전시장도 하고 있는데 다 전력이 부족해서 사업 시행이 어렵다고 한다”며 분산에너지활성화특별법 적용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밖에 글로벌 RE100 가입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물량 확보와 수출에 기여하겠다는 복안이다.
도 관계자는 “삼성전자도 RE100에 가입했는데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를 지어놓고 화력발전으로 채운다고 하면 영원히 RE100을 달성하지 못하고 수출이 막히게 된다”고 했다.
이어 “우리 정부도 재생에너지에 대해 적극적으로 확대하려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에는 중앙부처와 기후위성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이유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