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e그로서리 '이커머스→마트' 바뀌나

2024-09-23

[FETV=김선호 기자] 롯데쇼핑 내 이커머스사업부에 둥지를 틀었던 오카도(Ocado)와 협업 사업이 마트사업부로 변경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오카와 협업 사업은 롯데그룹 유통군HQ 총괄대표인 김상현 부회장이 신사업으로 꺼내든 카드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는 e그로서리사업(신선식품·식재료 온라인 유통)을 롯데온과 결합할지에 대한 결정과도 연관돼 있다.

23일 유통 업계 한 관계자는 “오카와 협업 사업을 추진하는 실행 조직을 롯데쇼핑의 이커머스사업부에 구성했지만 향후 취급 품목 등을 감안해 마트사업부로 이전시킬 수도 있다”며 “사실상 오카도 협업 사업 추진 초기부터 여러 방안이 논의됐고 아직까지 완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롯데쇼핑 IR자료에 따르면 2024년 1분기부터 오카도 사업 관련 비용을 이커머스사업부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각각 1분기에 11억원, 2분기에 11억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이는 올해 e그로서리사업단을 커머스사업부에 조직한데 따른 결과다.

2022년 롯데그룹 정기인사에서 롯데 유통군HQ 총괄대표로 영입된 김 부회장은 같은해 영국 리테일테크 오카도와 온라인 그로서리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 Ocado Smart Platform)을 적용한 CFC(Customer Fulfillment Center) 설립을 본격화했다.

이어 2023년 초 롯데쇼핑 정기주총에서 중장기적으로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에 1조원을 투자해 시장 점유율 3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포함해 2023년 9월 최고경영자 기업 설명회(CEO IR DAY)에서 2026년 1조원의 영업이익을 내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김 부회장은 이전 홈플러스, 데어리팜(DFI) 싱가포르·홍콩법인 대표를 지냈던 경험을 바탕으로 백화점보다는 마트·슈퍼사업부의 재도약을 이끄는데 집중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사업부는 정준호 사장에게 전권을 맡기고 유통군HQ는 그로서리와 온라인을 연결하는 작업에 착수한 모습이다.

유통군HQ으로서는 2023년 말 부산에서 CFC 건립에 착공한 가운데 오카도 협업 사업 담당 조직을 위치시킬 곳을 결정해야 했다. 주요하게는 마트사업부와 커머스사업부가 후보군으로 떠올랐다. ‘그로서리(식료품)’와 ‘플랫폼(온라인)’ 등 시너지를 위한 차원이다.

그중에서 유통군HQ는 물류센터 건립 등을 추진하면서 이를 실행하는 e그로서리사업단을 먼저 이커머스사업부에 배치했다. 주목할 건 신설한 e그로서리사업단장을 마트사업부 상품본부장이었던 정재우 전무에게 맡겼다는 점이다.

정 전무를 중심으로 e그로서리사업단 구성원 대부분을 마트사업부 출신으로 채웠다. 합류한 구성원의 출신까지 알 수는 없지만 정 전무는 2023년 말까지 마트사업부 상품본부장을 맡았다가 2023년에 e그로서리사업단장으로 이동했다.

이를 보면 롯데온을 운영하는 이커머스사업부 내에서 e그로서리사업단은 온라인 플랫폼 설계와 함께 그 안에서 판매할 그로서리 상품 등을 구성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조직 구성은 롯데온에 e그로서리사업이 합류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는 시각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현재까지 e그로서리사업이 롯데온에서 구현될지 최종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 오카와 협업해 진행하는 e그로서리사업이 롯데온과 별도의 플랫폼을 출시해 운영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만약 롯데온과 별도의 플랫폼으로 운영되면 이커머스보다는 마트사업부와 시너지가 더욱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마트와 슈퍼사업부의 통합 운영을 거론할 수 있다. 지난해 말 조직도를 보면 슈퍼사업부는 마트에 통합되면서 ‘슈퍼영업본부’ 형태로 남아 있다.

이를 보면 영업본부를 제외한 상품과 지원 조직을 통합 운영하면서 매출을 증가시키는 한편 비용을 절감하는 수익성 강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이와 같이 e그로서리사업도 마트·슈퍼사업부와 취급 품목이 유사한 만큼 이를 위한 조직 이동이 이뤄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에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e그로서리사업단을 지금과 같이 이커머스사업부에 위치시킬지 혹은 마트사업부로 이동시킬지는 여전히 고민 중인 사항”이라며 “2025년 정기인사 이후 최종적인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e그로서리사업단이 이커머스사업부 내에 구성됐기 때문에 오카도 사업 관련 비용도 해당 사업부에 반영한 것”이라며 “물류센터 완공 때까지 기간이 남은 만큼 향후 어떻게 될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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