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김영선 前 의원이 오세훈을 그렇게 도와줬는데”…'연애편지' 언급도

2025-10-23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국정감사에 출석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대면했다. 명씨는 김영선 전 의원의 부탁으로 오 시장의 선거를 도왔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소속 다른 정치인의 이름이 언급되거나 '연애편지'라는 단어가 나오기도 했다. 오 시장은 대질신문을 이유로 답변을 거부하다가 결국 선거 과정에서 명씨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명씨는 23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대상 국정감사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나와 대질신문을 받는다. (그때) 내가 내 손으로 오세훈이를 잡아넣는구나 하면서 운 사람이 김영선”이라고 말했다.

일반 증인 자격으로 이날 국감에 출석한 명씨는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다양한 발언을 남겼다. 특히 명씨는 김 전 의원과 오 시장의 관계를 알고 있다는 듯한 뉘앙스였다. 이는 당시 명씨는 오 시장의 선거를 도울 생각이 없었지만 김 전 의원의 부탁으로 그를 도왔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또 오 시장 측이 당시 서울시장 경쟁자였던 나경원 의원을 이기는 여론조사를 요청했다는 취지의 증언도 있었다.

오 시장은 지난 2011년 무상급식 시행 관련 주민투표 결과의 책임을 지고 서울시장에서 물러난 뒤 약 10년여 동안의 야인 생활을 거쳐 지난 2021년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를 통해 정계로 복귀한 바 있다.

명씨는 “마포 청국장집에서의 만남을 빼면 김영선 전 의원이 다 있었다”면서“저 분(오세훈 시장)은 여론조사를 안 해봐서 무슨 말인지 모른다. 본인이 왜 (총선에서) 고민정한테 진지도 모른다”면서 “오 시장은 (서울시장 도전) 당시 경선도 통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김종인 전 비생대책위원장을) 내가 설득시켰다. 그때 나경원은 구조상 안철수를 이길 수가 없었다”면서 “김영선은 오세훈을 위해서 어떻게 한 줄 아나”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김 전 의원은 결혼을 안 했다. 골드미스다. 검찰이 나한테 제시한 게 뭔질 아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또 “김 전 의원이 (오 시장에게) 뭘 보냈는지 얘기해 보라”면서 “난 오세훈 시장과 오랜관계가 아니다. 김영선이 계속 문자를 보낸다. 연애편지가 나온다. 그 골드미스가, 오세훈이를 (서울시장으로) 만들려고 그렇게 도와줬는데”라며 오 시장을 향한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오 시장 측이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아파트를 사주겠다고 약속했다는 취지의 발언도 나왔다. 명씨는 “집사람이 어제 오세훈이한테 아파트 키를 받아오라고 했다”면서 “아파트를 안 사줬다. 누가 거짓말쟁이인가”라고 반문했다.

질의 과정에서 장동혁 대표와 이장우 대전시장 등 다른 국민의힘 정치인들의 이름이 언급되기도 했다.

명씨는 이 시장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관계를 묻는 박정현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정진석·권성동과 관계가 있다. 이 시장은 김건희 여사를 만날 수 있는 상황이 안 된다”고 했다.

또 “장동혁 대표가 거기(대전에서 총선) 나와서 낙선했던 거 아닌가. 그런데 재·보궐 선거에서 국회의원 공천을 받았다”면서 “국민의힘은 자신 있으면 얼마든지 물어보라. 다 얘기하겠다”고 했다.

명씨는 문제가 된 여론조사는 자신의 회사가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명씨는 “(여론조사) 비용과는 상관이 없다. 여론조사는 내 회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반면에 오세훈 시장은 국감 초반 다음 달 8일로 예정된 대질신문을 이유로 답변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오 시장은 “검찰에 강력하게 요청했던 것이 명씨와의 대질신문”이라며 “밝히고 싶은 게 많다. 미리 밑천을 이용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사실관계에 대한 답변을 자제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후 증언대에 선 명씨가 다양한 발언을 쏟아내자 결국 명씨와의 관계를 부정하는 발언을 남겼다.

오 시장은 “선거에 도움받은 것 없다. 명씨 측이 주장하는 열 두 번의 미공표 여론조사는 우리에게 들어온 적도 없고 선거전략을 짜는 데 활용한 바도 없다”면서 명씨와의 관계를 부인했다.

그러자 명씨는 “답변을 안 할 줄 알았다. (오 시장이) 위증했다”면서 “내가 얘기해 봐야 입증을 못 하면 진술에 신뢰성이 없더라. 구속이 돼 보니 증인을 세울 수 있고, 문자를 주고받은 게 있다. 그게(오 시장과의 만남이) 7번”이라고 했다.

이후 “세상에 (오 시장이) 나를 어떻게 고발을 하나. 배은망덕도 유분수”라며 “금수만도 못하다. (내가) 무슨 사기를 쳤나. 내가 이득 본 게 있나”라고 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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