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조각투자와 STO, 유통 인프라 확충 이후의 과제

2025-11-19

국내 토큰증권(STO) 시장이 본격적인 개화기를 맞이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제도 정비와 더불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STO 플랫폼 구축이 가속화되면서, STO는 차세대 자본시장 혁신을 위한 핵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도 조각투자 장내 거래를 위한 운영규정과 시행세칙을 개정하며 본격적인 상장 심사를 개시했다.

제도적·기술적 인프라 구축과 별개로 시장이 실질적이고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여전하다. 문제의 핵심은 발행 시장이다. 국내 발행시장 활성화를 저해하는 구조적 장벽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가장 먼저 소규모 발행의 경제성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STO와 조각투자가 중소·벤처기업의 실질적인 자금 조달 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수억원 규모의 소규모 발행도 경제적으로 가능한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현재 증권사 입장에서는 소규모 발행으로 별다른 수익을 거두기 어렵다. 사업적으로도 그리 매력적이지 않은 시장이다. 반대로 발행을 원하는 기업들에는 여전히 높은 진입 장벽이 된다.

발행 주체와 증권사 간의 인식 차이도 문제다. 발행을 원하는 기업들은 블록체인 기술의 분산성과 확장성에 주목한다. 반대로 증권사들은 기존 금융 규제 프레임워크 내에서의 운영 안정성과 컴플라이언스를 우선한다. 결국 이런 인식 차이가 발행 과정에서 비효율을 낳게 된다. 결국 이런 인식 차이는 조달 규모가 작은 STO에 대한 증권사들의 참여 의지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기술과 규제를 연결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도 문제다. STO는 블록체인 기술과 금융 규제라는 이질적인 두 영역의 이해관계가 교차하는 지점에 있다. 기술적 안정성과 금융 규정 준수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전문 인력의 양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런 구조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규제, 발행사와 증권사 사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통합 가교' 역할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가교 역할은 규제와 기술 간의 간극을 해소하고, 발행 프로세스를 표준화하는데 기여한다. 발행과 유통의 연계를 확보하는 핵심 기능 수행 역시 기대해 볼 수 있다.

특히 현재와 같이 유통 인프라가 확충되는 시점에서는 발행에서 유통까지 이어지는 생태계 전체를 조망하는 종합적인 접근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단순히 유통 채널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시장이 활성화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발행 주체들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실질적인 경로를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현재 국내 STO 시장에서 이런 가교 역할을 맡을 플레이어가 많지 않다. 금융위원회의 이번 조각 투자 유통플랫폼 신규 인가 참여 기업의 면면에서도 국내 시장의 좁은 저변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 STO 시장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금융의 본질을 이해하고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발행사의 사업 타당성 진단부터 금융당국 승인 신청 지원까지 전 과정을 포괄해 증권사의 업무 부담을 덜고 STO 생태계 전반에 걸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블루어드와 같은 전문 컨설팅 기업의 수요가 날로 커지는 이유다.

시장의 성숙도가 높아질수록 단순 기술 공급자를 넘어, 발행-증권사-유통사업자 간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을 가능하게 하는 전문적인 가교 역할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이다. 한국 STO 시장이 아시아 금융 허브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관점에서의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원영 블루어드 토큰증권 발행지원센터 전무 redhot@bluewar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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