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A씨는 직장에서 화장실을 이용할 때 종종 누군가 전자담배 등을 피운 뒤 남는 잔향을 맡는 불쾌한 경험을 한다. 외부에 흡연구역이 있음에도 일부 직원이 나가지 않고 사내에서 몰래 피우는 것이다. A씨는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지 회사와 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민폐족’이 여전히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년 연속 감소하던 간접흡연 노출률이 직장과 공공장소 실내 공간을 중심으로 다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3년 조사에서 19세 이상 성인 중 일반담배 비흡연자(과거 흡연자 포함)의 직장 실내 공간 간접흡연 노출률은 8%다. 2019년 14.1%에서 2020년 10.3%, 2021년 9.2%, 2022년 6.3%로 3년 연속 하락했지만, 2023년에 반등한 것이다. 비흡연자의 실내 공공장소 간접흡연 노출률도 2022년 7.4%에서 2023년 8.6%로 올랐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종식하면서 자연스레 흡연에 대한 노출 빈도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질병청 관계자는 “2020∼2022년 코로나 당시에는 마스크를 쓰는 등 흡연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감소세였다”며 “팬데믹이 끝나고 간접흡연율도 함께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보건소 금연클리닉을 이용하는 사람도 줄었다. 지난해 전국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금연클리닉 등록자는 총 21만8589명으로 조사됐다. 10년 전인 2014년 등록자 43만9971명의 절반 수준이다.
정부는 31일 ‘세계 금연의 날’을 맞이해 더 적극적으로 금연 정책을 펼치겠다는 방침이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정부는 신종 담배를 포함한 모든 담배를 규제하기 위한 관련법 개정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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