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전보다 맛있는 두부전

2024-09-18

질리지 않는 두부전의 한 킥, 계란물의 마법

뿌듯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마음 따뜻한 요리

평소엔 기름 후루룩 둘러 구이만 해주던 엄마가 명절이 돌아오면 넓적한 두부에 덧가루와 계란물을 발라 ‘두부전’을 해줬더랬다. 콩 비린내를 싫어하던 나는 두부 역시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데, 차례상에 오르는 그 전만큼은 만들자마자 홀랑홀랑 다 집어먹었다는 아주 기특한(?) 오늘의 이야기.

재료는 똑같은데 맛 차이가 확연한 두부구이와 두부전은 ‘계란물’의 힘을 여실히 보여준다. 식용유와 들기름을 섞어 둘러 고소미(고소한 맛)를 더하는 우리 집 ‘요리 킥’과는 별개로, 두부에서 올라오는 생 콩향을 마스킹하는 동시에 특유의 깊은 맛까지 추가 장착시켜 주는 것이 바로 계란물의 마법이다. 물론 뻑뻑한 것과 부들부들한 것, 식감 면에서도 유의미한 차이가 생겨난다.

전 부치는 냄새가 온 집안에 진동하면 무얼 봐도(?) 당연스레 침이 고이지만, 두부전 만큼 먼저 집어먹고 싶은 것이 또 없었다. 날름날름 가져다 젓가락으로 주욱- 찢어 입속에 넣어도 혼나지 않아서였다.

늘상 조상님들 먼저 드셔야 한다, 차례 음식에 손대지 말라, 엄포를 놓던 엄마도 두부전 도둑질만큼은 눈감아주었던 기억. 콩 한 조각 먹지 않는 어린이가 얼씨구나 좋아라, 스스로 두부를 먹어서였을까? 아니, 다른 전들과 달리 준비해야 하는 식재료가 번거롭지 않아 언제든 다시 요리할 수 있어서였을지도 모르겠다.

어린 입맛에도 뜨끈하고 부드러운 데다 간간한 간장을 찍어 짭쪼름하기까지 한 두부전은 고기로 만든 그것보다 맛있었다. 안 그래도 부드러운데 계란이 물들어 더 보드라워진 두부전. 이 두부와 계란의 극상의 조합은, 만들어 낸 창조자의 ‘궁디’를 팡팡해주고 싶을 만큼 맛있다. 아, 전 부치는 방법에 두부를 적용시켜 본 요리사가 누군지 궁금할 따름!

씻은 두부의 물기를 열심히 빼도 그 가운데를 찢어보면 여전히 촉촉했던 두부전. 겉은 찌그덕한데 속은 축축한, 한 판에 그 오묘하게 다른 식감까지 오밀조밀 맛있게 느껴지는 두부전. 간장 양념을 만들어 두었다가 그릇 위에 두부전을 올리고 후루룩 뿌려줘도 양념간장이 두부 속에 촉촉이 배어 맛있다. 조림까지 안 가도, 진하고 뿌듯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마음 따뜻한 요리. 맛보장 두부전, 더 맛있게 만드는 상세레시피는 아래 새미네부엌 사이트 참고.

✅ ‘두부전’ 재료

주재료 = 두부 1모(200g), 달걀 2개(110g), 밀가루(박력분) 2스푼(20g), 폰타나 포도씨유 1스푼(10g), 들기름 1스푼(10g), 고운 소금 약간(3g)

✅ ‘두부전’ 만들기

1. (부침용) 두부는 두툼하게 2~3cm 두께로 잘라요.

2. 두부에 고운 소금을 뿌려 5~10분 정도 밑간을 해주고 수분이 올라오면 키친타월로 표면을 살살 눌러 물기를 최대한 제거해요.

TIP. 고운 소금 대신 굵은소금을 쓰면 입자가 굵어 녹는데 시간이 조금 더 걸립니다.

3. 밀가루(덧가루)를 전체적으로 바른 다음 가루를 한번 털어내요.

TIP. 덧가루를 두껍게 묻히면 울퉁불퉁해지기 때문에 얇게 묻히는 것이 좋아요.

4. 계란을 체에 걸러 풀어준 후 덧가루가 묻은 두부를 담갔다가 표면에 고르게 묻도록 살살 묻혀요.

5. 예열 팬에 포도씨유, 들기름 1스푼씩 넣고 중불에서 두부를 올려요. 양면이 노릇해질 때까지 돌려가며 부치면 완성!

TIP. 들기름만 사용하면 발연점이 낮기에 거품이 나거나 쩐내가 나기도 해요. 포도씨유 등과 함께 사용해 발연점을 올려 써보세요.

■자료 출처: 누구나 쉽고, 맛있고, 건강하게! 요리가 즐거워지는 샘표 ‘새미네부엌’ 요리법연구소(www.semie.cooking/recipe-lab)

<‘새미네부엌’ 요리법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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