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랑GO] 할매니얼 열풍의 주인공 약과...직접 만들어 먹으면 얼~마나 맛있게요

2024-09-18

아이가 “심심해~”를 외치며 꽁무니를 따라다닌다고요? 일기쓰기 숙제하는데 ‘마트에 다녀왔다’만 쓴다고요? 무한고민하는 대한민국 부모님들을 위해 ‘소년중앙’이 준비했습니다. 이번 주말 아이랑 뭘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유명 업체의 약과를 사 먹어도 좋지만 직접 만들면 더욱 맛있는 약과 만들기에 도전해보세요.

흑임자 아이스크림, 쑥 라떼, 누룽지 쿠키 등 최근 몇 년 사이 전통 디저트에 대한 젊은 세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할머니의 사투리인 ‘할매’와 ‘밀레니얼’의 합성어로, 할머니 세대의 취향에 열광하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를 의미하는 ‘할매니얼’ 트렌드가 떠오르며 옛날 먹거리가 K-간식 열풍을 일으켰다. 그 대표 주자는 단연 약과. 명절 차례상에서나 맛보던 약과가 현재는 핫한 디저트가 됐다. 인기 약과는 구하기 힘들어 약켓팅(약과+티켓팅)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고,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너나 할 것 없이 약과를 판매하며 약과를 활용한 무궁무진한 디저트도 파생되고 있다.

약과 제대로 알아보기

소중 학생기자단이 약과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경기도 광명시에 있는 아름다운우리맛연구원을 방문했다. 탁준영 원장이 최근 약과가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에 대해 “지금은 딱 하나를 먹어도 맛있는 걸 먹고 싶은 시대잖아요. 전통적 매력도 있지만 단맛은 기분을 좋게 하니까 먹었을 때 기분도 좋고 맛도 좋고, 무엇보다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리고 싶은 감성적인 면이 충족돼서 인기를 끄는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예부터 우리나라는 혼례·제례와 같은 주요 의례와 접빈객을 중시하는 관례에서 비롯된 전통음식이 발달했는데 그중 한국의 전통 과자인 한과(韓菓)는 연회의 큰상 차림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탁 원장이 “특히 궁중이나 양반집에 큰 잔치가 있을 때는 음식을 높이 고여 큰상을 차렸는데 떡류·한과류·전류·건어물류·생실과류·편육 등을 높이 고여 잔치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한과는 재료와 만드는 방법에 따라 유과(油果)·유밀과(油蜜果)·숙실과(熟實果)·다식(茶食)·정과(正果)·과편(果片)·엿강정·당(糖) 등으로 크게 구분된다. 그중 유밀과는 불교의 전성기였던 고려 시대에 국가의 행사에서 제례에 올리는 음식으로 상차림에 올려지면서 발달했다.

유밀과는 밀가루에 꿀과 기름을 넣고 반죽한 것을 모양을 만들어 기름에 지져 낸 다음 즙청(꿀에 재워 두는 과정)한 것으로 모양에 따라 약과(藥果)·만두과(饅頭菓)·다식과(茶食菓)·매작과(梅雀果) 등 여러 가지 이름이 붙는다. 그중 약과는 크기에 따라 대약과·소약과라 하는데 고임상에는 대약과를 만들어 올리고 다과상에는 소약과를 내었다. 반죽을 밀어 네모지게 자르면 모약과·방약과라 부르는데, 이때 반죽을 밀어 자르지 않고 약과판(다즐판)에 박아내면 다식과라고 했다.

박서현 학생모델이 그럼 약과의 역사는 고려 시대부터 시작됐냐고 질문했다. “맞아요. 고려 시대부터 시작됐고, 지금은 약과를 아무 때나 먹을 수 있지만 옛날에는 제사나 결혼식 같은 큰 행사에 쓰였어요. 또 고려 때는 차를 많이 마셨거든요. 차가 약간 씁쓸한 맛이 있잖아요. 그래서 약간 단 약과를 같이 먹었죠.” 약과라는 명칭은 반죽에 꿀이 들어갔기 때문에 붙여졌으며, 꿀은 면역력 향상과 기력 보충에 효과적이라 약으로 사용하기도 했기에 우리나라 음식 중에서 약식·약밥처럼 꿀이 들어가는 거에는 약자가 붙곤 한다는 설명이다. 고일재 학생기자가 “그럼 옛날에는 부유한 양반만 약과를 먹었겠네요”라고 물어봤다. “그렇죠. 주재료인 밀가루·참기름·꿀 이런 게 다 귀한 시대였기 때문에 평소에는 부자들밖에 먹을 수가 없었던 거죠.”

오은채 학생모델이 김치는 지역마다 맛도 만드는 방법도 조금씩 다른데 약과도 지역마다 맛과 만드는 법이 다른지 궁금해 했다. 탁 원장은 “대부분 비슷한데 조금 틀린 맛을 찾자면 수원 지방에서는 약과에 깨를 넣어 만들어 수원 약과라고도 불렀어요”라고 얘기했다. 약과는 손이 많이 가서 아무나 못 만들었다고. “조선이나 고려 시대는 왕이 있잖아요. 왕이 사는 데를 중심으로 솜씨가 좋은 사람들이 많았고 그래서 약과도 개성약과가 유명하게 된 거죠.”

약과를 만들기 위해선 먼저 밀가루에 기름을 잘 섞은 다음 꿀과 술을 넣어 반죽한다. 꿀 대신 조청을 넣거나 설탕을 물에 풀어 넣었다는 기록도 있다. 반죽이 질어지면 만들기는 쉬우나 켜가 일어나지 않고 단단하며, 되게 하면 만들기는 어려우나 겉이 거칠게 일어나 잘 튀겨지고 즙청도 속까지 잘된다. “반죽 후 밀대로 밀어주는데 빵의 구조가 얇은 층이 여러 겹 겹쳐져 있는 형태인 페이스트리처럼 켜가 일어나려면 한 번만 밀어주는 게 아니라 겹쳐서 밀고 또 겹쳐서 밀고 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죠.”

예전에는 튀기는 기름도 참기름만 사용했지만 지금은 콩기름·옥수수유와 같은 튀김유를 사용한다. 기름을 넉넉히 붓고 100~110도 정도의 온도에서 넣어 반죽이 부풀어 켜가 생기고 떠오르면 서서히 온도를 높여 노릇노릇한 갈색이 되도록 튀겨준다. 기름의 온도가 너무 낮으면 반죽이 풀어지고 온도가 너무 높으면 켜가 생기지 않아 단단해진다고 한다. 튀겨낸 약과는 꿀이나 조청에 재워 즙청하는데, 즙청재료로는 1940년 이전에는 꿀이 가장 많이 사용되었지만 이후에는 엿을 녹여 쓰기도 하고 설탕을 물과 섞어 시럽으로 만들어 사용했으며, 근래에는 물엿이나 조청을 주로 사용한다고 한다. 즙청한 약과는 꺼내 바로 먹는 것이 아니라 다른 그릇에 내어 말린 후 상에 놓을 때 잣가루를 주로 뿌려 주었다.

약과 만드는 법

* 반죽 재료- 중력분 200g, 소금 2g, 참기름 35g, 꿀 35g, 소주 40g

* 집청 재료- 쌀조청, 물, 계피, 생강

만드는 법

1 참기름과 고운 소금을 먼저 섞은 후 밀가루와 고루 섞어준다. 기름 먹인 밀가루는 중간체에 두 번 내려준다.

2 꿀과 소주를 섞어 체에 내려준 가루와 날가루가 없게 골고루 섞어준다.

3 볼 안에서 어느 정도 반죽이 모아지면 꺼내어 판판하게 모양을 잡아준다.

4 손바닥과 밀대를 이용해서 균일한 두께로 만든 후 반으로 잘라 겹쳐 눌러서 다시 늘리고 다시 반으로 잘라 겹치기를 총 2~3번 해준다.

5 반죽은 고른 두께로 밀어 비닐을 덮어 준다.

6 반죽을 틀로 찍거나 원하는 크기로 잘라 포크로 찍어 기름구멍을 내준다.

7 100도 정도의 기름에 넣고 떠오를 때까지 두었다가 떠오르면 뒤집어준다. 켜가 일어나면 기름 온도를 140~160도 정도까지 올려 색이 나면 건져 기름을 빼고 집청에 10~20분 담가준다.

8 집청에서 건져 여분의 시럽을 빼고 손에 묻지 않을 정도로 말려 기호에 따라 잣가루나 고명을 올려준다.

서현 학생모델이 “동글납작한 약과 말고도 다양한 종류가 있나요?”라고 질문했다, “반죽을 밀고 겹치고 밀고 겹친 후 네모나게 자르면 흔히 개성약과라고 하는 모약과예요. 꽃 모양 같은 건 반죽을 틀로 찍어내는 거죠. 여러분이 시장에서 많이 본 둥글납작한 약과는 틀에 반죽을 넣어 기계로 눌러서 제작한 게 많아요. 그건 반죽도 계란이 들어가던가 수제 약과랑 좀 다르죠.” 중간에 자국이 있는 건 포크나 칼로 직접 뚫은 거라고 했다. 그렇게 뚫어주지 않으면 약과가 튀겨질 때 부풀어 오르기만 하고 다 익지 않기 때문에 가운데 기름이 지나다니는 통로를 만들어주는 것.

약과의 맛을 결정하는 것에는 조청 등의 단맛 외에 계피·생강 등이 있다고 했다. 즙청 단계에 넣는데 약과를 처음 먹었을 때 특유의 향을 느낄 수 있다. 은채 학생모델이 약과의 색깔을 다양하게 할 수도 있는지 궁금해 했다. 탁 원장은 약과에 뭘 섞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했다. 쑥을 섞어주면 초록빛이 나오는데 튀기면 어두운 갈색 비슷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최근엔 코코아 파우더 등의 초콜릿을 섞어 퓨전 약과를 만들기도 한다. 일재 학생기자가 약과를 맛있게 먹는 방법을 추천해달라고 했다. 탁 원장은 요즘 아이스크림이랑 섞어 먹고 그러는데 약과 자체가 단데 단맛을 추가하는 건 별로인 것 같고, 차와 마시는 걸 추천한다고 했다. 약과는 밀가루‧꿀‧설탕‧조청 등을 반죽한 것을 기름에 튀겨 만들기 때문에 열량과 당분 함량이 높다. 건강을 생각해 적당량을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약과를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소중 학생기자단은 탁 원장의 도움을 받아 약과를 만들어봤다. 재료를 반죽하고 비닐을 덮고 모양을 잡는 데 도움 되는 강정틀을 이용해 모양을 네모나게 만들어준 다음, 스크래퍼를 이용해 반으로 자르고 겹쳐 밀대로 밀어주는 과정을 반복했다. “반죽이 푸석푸석하면 부서지는 것 같죠. 근데 반죽이 안 터지게 하려고 질게 하면 켜가 안 나와 딱딱한 약과가 돼요. 그래서 어른들도 약과 만드는 게 쉽지 않죠.” 반죽이 다 되면 원하는 크기로 자르고, 틀로 모양을 찍어준 다음 포크로 기름구멍을 뚫어준다.

반죽을 찍을 때는 최대한 붙여서 찍어야 못 쓰는 파지가 줄어든다, “남은 반죽을 합쳐서 사용할 수는 없어요. 그럼 부서지고 형태가 안 나오죠. 그래서 최대한 따닥따닥 붙여서 찍어야 해요. 네모나게 약과를 만드는 이유가 파지를 적게 하기 위한 것도 있어요. 틀로 찍으면 버려지는 부분이 많거든요.” 탁 원장은 틀로 찍어내고 남은 반죽을 이용해 만두과를 만들었다. 대추살·유자·호두·잣·조청 등을 섞은 소를 넣고 송편 모양으로 빚은 것으로, 약과 반죽보다 약간 질게 해야 빚기가 수월하다. “10g 정도씩 떼어 송편 빚듯 하는데 가장자리는 틀어꼬아주는 게 포인트예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만든 약과를 탁 원장이 기름에 튀기기 시작했다. 반죽을 제대로 못 하면 모양이 제대로 안 나오고 터질 수 있는데 생각보다 더 모양이 잘 나왔다. 이제 집청에 10~20분 담가주면 수제 약과 완성. 열심히 만든 약과를 맛본 소중 학생기자단이 사 먹는 약과 보다 덜 달고 계피·대추·유자 등 재료 고유의 향이 잘 나는 게 훨씬 맛있다고 소리쳤다. 마지막으로 부모님께 선물하기 위해 직접 포장도 했다. 탁 원장은 음식의 맛과 형태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다고 했다. 약과 또한 시대적 인기와 함께 무분별하게 변형된 맛과 형태로도 나타나고 있는데,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이 시기에 전통약과의 맛과 멋을 제대로 알고 즐기기를 바란다고 했다. “오늘 배운 것처럼 어떤 재료가 들어갔고 어떤 전통의 맛이 있고 옛날 사람들은 어떤 때 먹어봤을까 생각을 해가면서 먹으면 오히려 더 재밌지 않을까요.”

탁준영 아름다운우리맛연구원 원장이 추천하는

K-디저트를 이끌어갈 한식 디저트

잣박산

백자병(柏子餠)이라고 하며 궁중잔치에 등장하는 유일한 엿강정류다. 잣을 꿀이나 중탕하여 녹인 엿에 버무려 반듯하게 모양내고 굳힌 뒤 썰어 주는 최고급 강정이다. 요즘에는 조청이나 올리고당에 버무리며 모양도 동그랗게 완성하여 즐기기도 한다.

김부각·연근튀각

부각과 튀각은 예전부터 저장성 있는 반찬류로 만들어졌다. 김·다시마·가죽·참죽·감자·깻잎·두릅·견과류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했는데 찹쌀풀을 묽게 끓여 묻혀 말려두었다가 필요할 때 기름에 튀겨내면 부각이고 찹쌀풀을 바르지 않고 그대로 말려 기름에 튀긴 것을 튀각이라 한다. 예전에는 산촌이나 사찰에서 즐겨 먹었으나 요즘엔 모든 세대가 좋아하는 주전부리 간식으로 사랑받는다.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우리 민족의 특별한 조리법과 저장법을 보여주는 전통 디저트다.

주악

찹쌀가루 반죽에 송편처럼 볶은 팥이나 깨를 넣어 빚은 후 기름에 지져 꿀에 재웠다가 잔치떡의 웃기(식욕을 돋우기 위해 음식 위에 올리는 재료)로 사용했던 떡. 감태 가루나 대추살을 넣기도 하고 치자로 색을 내기도 했다. 현재 사랑받고 있는 주악은 주악이란 이름으로 불리지만 재료와 만드는 방법은 옛날 개성지방에서 많이 해 먹던 우메기와 비슷하다. 우메기는 찹쌀가루에 멥쌀가루를 조금 섞고 막걸리와 설탕으로 말랑말랑하게 반죽하여 기름에 지져 집청꿀에 재운 떡으로 요즘엔 지져 익히는 과정에서 보기 좋은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멥쌀가루 대신에 밀가루를 넣어준다.

편강

궁중의 잔치기록에 유일하게 기록된 건정과(乾正果)다. 24절기 중 18번째로 한로와 입동 사이인 상강(霜降)이 지난 후 수확한 생강은 맛이 좋고 연하여 얇게 썰어 당분에 졸이고 색을 내기에도 좋다. 생강 특유의 맵고 아린 맛을 줄이기 위해서는 물에 담가 우려낸 후 만들거나 뜨거운 물에 데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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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한은정 기자 han.eunjeong@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탁준영, 자료=탁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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