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2기 들어 처음으로 한 의회 연설에 대해 일본 주요 언론이 민주주의 핵심 국가로서 해야 할 역할을 외면하고 자국 이익만을 중시했다고 비판했다.
마이니치신문은 6일 사설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군사적 개입도 마다하지 않고, 자유무역을 통한 번영을 믿으며, 국제협력을 통해 세계를 구하는 것, 그것이 미국의 본래 모습 아닌가”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어느 쪽에도 역행했다”고 총평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트럼프 대통령 연설의 핵심 내용으로 국제기구 및 대외 지원에 대한 경시, 동맹국·우호국을 대상으로 한 공격적 태도, 침략자에 대한 옹호 등을 거론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무역과 법의 지배 등 국제질서를 지키겠다는 의지는 보이지 않고 관세와 위압으로 다른 나라를 복종시키겠다는 자세를 한층 강화했다”고 해설했다.
요미우리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를 비판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에 종전을 압박한 것을 거론하며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법의 지배에 기초한 국제질서 유지에 노골적으로 등을 돌리고 있다”며 “마지막까지 ‘동맹’과 ‘국제질서’의 중요성을 다루지 않았다”고 짚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이날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평균 관세가 미국보다 4배 높다’고 콕 집어 주장한 데에 특히 주목해 “한국 등을 대상으로 삼아 관세에 의한 위압을 반복해서 말한 것은 불합리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닛케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서는) 동맹국과의 유대를 강조하는 장면은 없고 압력을 가하는 발언만 눈에 띄었다”고 했다.
닛케이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알래스카주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 한국과 일본 기업이 참여를 원한다고 밝힌 데 대해 러시아산 점유율을 낮춰 에너지 안보를 구축하려는 취지로 추정된다고 해설했다. 다만 닛케이는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 건설비가 적어도 44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여 “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다.
도쿄신문은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권력과 금전적 욕심에 사로잡혀 민주주의 국가가 중시해온 ‘법의 지배’를 계속 경시한다면 국제사회에서 규칙 위반이 만연하고 진정한 평화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