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시 톰프슨(미국)은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마지막홀인 9번홀(파4) 티샷을 마친 뒤 수건을 꺼내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풀타임 투어 선수로서 은퇴를 선언한 톰프슨은 25일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를 공동 49위(2언더파 286타)로 마친 뒤 꽃다발을 받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셔먼 마쿠 몰리 커미셔너와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과 친지, 그리고 팬들과 차례로 포옹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16살인 2012년 LPGA 투어에 데뷔해 ‘천재소녀’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미국 여자골프의 간판선수로 사랑받은 톰프슨이 선수생활에 한 획을 긋는 이정표를 넘었다. 앞으로 간간이 출전하겠지만 온전히 한 시즌동안 투어에 전념하는 선수생활을 그만 두겠다고 선언한 톰프슨은 13시즌 동안 257개 대회에 출전해 11승(메이저 1승)을 거뒀고 80차례 톱10 기록을 남겼다.
톰프슨은 골프가 올림픽 종목으로 부활한 2016년 리우 올림픽(공동 19위)과 2020 도쿄 올림픽(33위)에 미국대표로 출전했고 유럽과의 격년제 골프대항전인 솔하임컵에 7차례, LPGA 국가대항전 인터내셔널 크라운에 4차례 성조기를 달고 활약했다.
한국선수들과도 여러차례 명승부를 펼쳤다. 2017년 인천 스카이72 골프장에서 열린 LPGA 투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는 박성현, 청야니(대만)을 1타차로 제치고 우승했고 2016 혼다 LPGA 타일랜드와 2017 킹스밀 챔피언십에서는 전인지를 제치고 우승했다. 마지막 우승이 된 2019 숍라이트 클래식에서는 이정은6을 1타차제 제쳤다.
또한 그의 뼈아픈 기억이 된 2017년 ANA 인스피레이션에서는 3라운드 18번홀 오구플레이 파문 끝에 4벌타를 받고 최종라운드에서 유소연에게 연장전 패배를 안았다. 2022년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는 마지막날 앞서가다 전인지에 1타차로 역전당해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놓쳤다.
톰프슨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선수로서 매우 강하고 위협적이란 소리를 들어야 하고, 절대 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고 여겼다. 한 동안 그러기도 했지만, 그게 때로는 나를 힘들게 했다”고 치열했던 순간들을 돌아본 뒤 “마지막 몇 년은 여행하는 것도 정말 힘겨웠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올해는 이곳의 모든 이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려 했고,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톰프슨은 2주뒤 같은 코스에서 열리는 LPGA, PGA투어 혼성 이벤트 대회 그랜드 손턴 인비테이셔널에 리키 파울러(미국)와 함께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