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인적분할 목적은 '밸류업'입니다. 기업 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제가 직접 그룹에 인적분할을 건의했습니다.”

존 림(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18일(현지 시간) 미국 보스턴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 2025(바이오USA)’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바이오USA 미팅에서 만난 해외고객사들은 인적분할 결정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인적분할로 고객사와 신뢰 관계를 강화해 수주 경쟁력이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존 림 대표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단순·인적분할 방식으로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분할로 바이오시밀러(복제약)를 개발하는 에피스와 완전히 분리돼 순수 위탁개발생산(CDMO) 회사로 거듭나게 된다. 존 림 대표는 "그동안 로직스와 에피스 사업을 엄격히 분리해 운영했지만 이해충돌 관련 고객사들의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며 "이번 분할로 기업 가치 제고는 물론 투자자들이 각 사업의 성장성과 수익성 등을 더욱 명확하게 평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추가 배당 등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
순수 CDMO(Pure-play CDMO) 회사로 거듭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 능력·포트폴리오 다각화·글로벌 거점 확대 등 3대 성장 전략을 토대로 CDMO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존 림 대표는 "블록버스터 제품의 적응증이 확대되면서 기존 제품 수요가 늘어 CMO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 개발이 활발한 이중항체의 경우 생산능력이 2배 더 필요한 만큼 CDMO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빅파마들은 약이 적용되는 질병을 확대해 특허기간을 더 확보하는 전략으로 기존 약물의 수명을 늘리고 있다.
미국 정부의 의약품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현지 생산 전략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존 림 대표는 "미국 내 공장 신설, 인수합병(M&A) 등을 검토한 적은 있다"면서도 "아직까지는 미국 현지 생산을 할 경우 인건비 등 비용이 국내보다 더 많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송도국제도시 11공구 부지 입찰에 단독 참여했다. 추후 3캠퍼스 조성에 활용할 계획이다. 최근 미국에서 재추진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생물보안법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정부에서도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수주 문의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많이 오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에피스와의 인적분할로 고객사들이 제기했던 우려를 해소한 만큼 더 공격적으로 수주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올해 초 오픈한 일본 도쿄 세일즈 오피스에 기대를 걸고 있다. 존 림 대표는 "미국 뉴저지, 보스턴 세일즈 오피스를 기반으로 글로벌 톱20 제약사 중 17개사를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다"며 "올해 초 일본 도쿄 세일즈 오피스를 추가로 열어 아시아 지역 고객사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내부 가이던스에 따르면 올해 20~25% 수준의 성장이 기대된다. 올들어 6월까지 신규 수주는 총 5건, 연간 누적 수주금액은 3조 3550억 원이다. 지난해 전체 수주금액(5조4035억 원)의 60%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