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엠키스코어 데모센터: 뜨거운 AI 데이터센터 열기, ‘물’로 식힌다

2024-10-17

IT 시스템 구축과 운영에서 필수조건인 데이터센터. 수많은 서버의 집적판인 탓에 높은 전력 소비량으로 ‘전기 먹는 하마’라는 악명까지 낳았다. 여기에 새롭게 나타난 녀석이 또 고민을 더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이 주인공이다. AI 구동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 활용이 늘면서 더 높은 발열을 잡아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열기를 식히는 데는 무엇이 필요할까. 이제까지의 데이터센터는 바람을 통한 공랭식이 상식으로 통했다. 찬바람으로 열을 식히고 원활한 인프라 관리를 지원하는 게 현재까지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물’에 주목하는 움직임이 도드라지는 모습이다. 공랭식의 약점인 소음과 먼지 문제를 해결하고, 더 효율적 냉각이 가능한 수랭식이 AI 특화 데이터센터의 구세주로 떠올랐다.

AI 데이터센터 전문기업 엠키스코어는 이 수랭식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데이터센터 구축과 컨설팅 경험을 바탕으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복안이다. 2019년 설립한 회사는 이제까지 데이터센터 디자인과 운영 컨설팅, AI 인프라 구축과 성능 최적화 등 AI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센터 사업을 전개해왔다.

2022년 챗GPT의 등장 이후 생성AI 열풍이 불면서 사업은 더욱 번창했다. 설립 첫해 76억원의 매출을 냈던 엠키스코어는 지난해 89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급성장을 이뤘다. 올해는 이보다 두 배가 넘는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한다.

17일 찾은 경기도 남양주의 엠키스코어 사옥. 잔디밭이 둘러싼 1000평 규모의 사옥에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새로 출시한 ‘아쿠아엣지(AQUQEdge)’ 데모 센터가 사옥 한켠을 장식하고 있다.

수랭식 AI 데이터센터를 축약해 놓은 데모 센터에서 회사 미래 먹거리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엠키스코어가 내놓은 아쿠아엣지는 수랭식 데이터센터 구축·컨설팅 상품이다. 물을 담는 칠러(Chiller)부터 시작해 쿨링유닛, 랙에 연결하는 냉각 장비까지 수랭식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장비 구축과 컨설팅을 종합적으로 지원한다.

데모 센터는 일반적인 데이터센터와 다른 부분이 많았다. 냉각수를 흘려보내면서 서버를 식히는 튜브가 랙 좌우를 관통했다. 랙 테두리에 설치한 냉각 튜브 모듈 한쪽에서는 차가운 냉각수를 흘려보내고, 서버를 관통한 이 냉각수는 열을 빨아들인 미지근한 물이 되어 다른 쪽으로 빠져나갔다.

또 한 가지 어색한 부분이 느껴졌다. 센터 안에서 불편함 없이 대화가 가능했다. 보통의 데이터센터보다 조용하다는 이야기다. 또 데이터센터 특유의 텁텁한 느낌도 적었다. 공랭식 센터의 바람에서 나오는 소음과 먼지 문제를 잡았다는 의미다.

현재의 데이터센터 수랭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서버에 설치한 튜브에 냉각수를 흘려보내면서 열을 식히는 ‘직접액체냉각(Direct Liquid Cooling·DLC)’과 서버 자체를 특수용액에 담가 열을 잡는 ‘액침냉각(Immersion Cooling·IC)’이 그것이다.

엠키스코어는 튜브를 통해 냉각수를 흘려보내는 DLC 방식을 택했다. 시장에서는 액침냉각 방식이 더 직관적인 방식으로 인식된다. 액체가 직접 닿으니 DLC에 비해 열 전도율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기존 장비를 모두 뜯어내야 하는 데다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은 탓에 본격적인 상용화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대부분의 IT 장비가 액체 접촉에 대한 품질 보증을 제공하지 않는 것도 걸림돌이다.

이에 안정성과 냉각 효율이 확인된 DLC 방식을 택했다는 게 회사의 전언이다. 엔비디아의 블랙웰(Blackwell) 등 차세대 GPU가 나오면서 높은 전력 소비와 발열이 AI 데이터센터의 숙제로 떠오른 지금,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부다.

아쿠아엣지는 공랭식 센터의 수랭식 전환은 물론, 코로케이션 센터 설계 단계부터의 수랭식 구축 컨설팅을 지원한다. 장비 조달을 비롯해 수랭식 구축을 위한 인프라 서비스 전반을 제공하는 서비스 상품으로 생각하면 쉽다.

데모 센터에서 확인했듯 수랭식은 공랭식에 비해 운영 효율성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수랭식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냉각수 저장을 위한 칠러와 펌프, 냉각분배장치(Coolant Distribution Unit ·CDU), 튜브 장치 등이 필요하다. 공랭식은 바람을 가져오는 실외기, 항온항습기, 서버에 설치하는 냉각판 등이 필요하다.

엠키스코어에 따르면 공랭식이 상대적으로 공간을 더 많이 잡아먹고, 전력도 더 많이 사용한다. 특히 공랭식의 서버 냉각판은 넓은 공기 접촉면을 요구하는 단점도 있다.

냉각 효과는 더 확실히 구분된다. 회사의 자체 테스트 결과 공랭식을 쓴 H100칩의 평균 온도는 12시간 사용 기준으로 섭씨 80도를 넘었다. 거의 물을 끓일 수 있는 수준이다. 반면 수랭식은 60도 이하를 기록해 훨씬 더 서늘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전력도 마찬가지. 같은 조건이라면 공랭식 보다 수랭식이 12.8%의 전력을 덜 소비한다. 소음도 냉각팬 때문에 110데시벨을 넘나드는 공랭식보다 훨씬 적은 70데시벨 수준에 그친다.

김종훈 기술본부장은 “앞으로의 AI 데이터센터는 고발열 시스템이라 수랭식 시대를 맞이할 수 밖에 없다”며 “데이터 센터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랭 방식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엠키스코어는 데이터센터 설계와 구축 경험을 갖춘 전문 인력이 컨설팅을 포함한 구축 업무 전반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출시를 앞둔 엔비디아 블랙웰 GPU 기반의 GB200칩 환경도 지원하면서 AI 데이터센터의 필수 인프라를 모두 아우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발열과 운영 모니터링 솔루션 ‘M-OWL’을 통해 현황 리포트와 서버 데이터도 제공받을 수 있다.

정문기 대표는 “아쿠아엣지는 AI 산업의 혁신적인 데이터 관리 솔루션”이라며 “엠키스코어가 구축한 수랭식 데이터센터에서 직접 신기술을 경험하고 급변하는 AI 시대에 한 발 앞서 새로운 비즈니스 발판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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