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폭증하는 데이터의 저장·처리·전달을 위해선 그에 맞는 인프라가 필요하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전력 수요도 급증해, 디지털 인프라와 전력 수요가 만나는 지점이 미래 핵심 투자 테마 중 하나로 떠올랐다. 향후 10년간 이 분야에서 막대한 가치 창출이 예상된다.
AI의 발전이 데이터 사용량을 급격히 증가시킨다. 2022년 출시된 챗GPT가 불과 두 달 만에 사용자 1억 명을 확보한 것은 데이터 소비 패턴의 급변을 잘 보여준다. 지난 3년간 생성된 데이터의 양은 그 이전까지 인류가 생성한 데이터의 총합보다 많다. 데이터 증가의 가속화로 데이터센터 수요 역시 가파르게 상승한다. 지난 5년간 미국 내 데이터센터 임대 규모는 17배 증가했으며, 올해에만 데이터센터 용량이 5000메가와트(㎿) 추가될 예정이다. 이는 미국 전력 소비의 약 1%에 해당하는 규모로, 한 도시의 전력 소비량과 맞먹는다.
데이터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데이터 처리 강도 또한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챗GPT 질의(query)는 일반 구글 검색 대비 10배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AI 이미지 생성은 50배, AI 영상 생성은 무려 1만 배나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
세계 2위 규모의 데이터센터 시장인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는 최근 5년간 데이터센터 수요가 46배 증가했다. 조지아주의 전력 수요는 2030년까지 39% 증가가 예상된다. 이는 미국 전역에서 공통적인 현상이다. 지난 20년 동안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던 미국 전력 수요의 이러한 급증은 중대한 변화다. 앞으로 12~13년 동안 미국은 전력망 용량을 두 배로 늘려야 할지도 모른다. 노후화된 전력망, 석탄 발전소 폐쇄, 제한적인 재생 에너지 용량 등의 문제로 인해 전력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천연가스와 배터리 저장소와 같은 백업 전력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데이터센터와 전력 수요의 급증은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창출한다. 데이터센터 임대 시장은 AI와 클라우드 컴퓨팅 확대 덕분에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전력 생산과 유틸리티, 특히 재생에너지 분야는 성장 잠재력이 높다. 또한, 전력망 업그레이드에만 수조 달러가 투자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풍력·태양광·천연가스 등 다양한 에너지 부문에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재생에너지의 안정적인 백업 전력원인 천연가스는 수요가 많이 증가할 전망이다. 배터리 저장장치, 난방·환기·공조(HVAC) 시스템, 송전 인프라 등 에너지 전환 분야에 대한 투자도 큰 기회를 창출할 것이다. 디지털 혁명과 에너지 전환이 맞물리며 혁명적 투자 환경 변화가 전개되고 있다.
숀 클림작 블랙스톤 인프라 부문 글로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