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이 오고 있지만 유통업계는 여전히 한겨울이다. 내수경기 위축과 원재료값 인상, 고환율 등 3고 현상으로 인해 기업 매출과 이익은 감소하고 있다. 다수의 기업이 수익성 개선 방안의 일환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택하고 있다. 직원들은 한겨울 칼바람을 맞으며 버티는 중이다.
이마트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진행했고, 이커머스 계열사 G마켓, SSG닷컴도 희망퇴직을 받았다. 롯데그룹은 롯데온, 코리아세븐, 롯데면세점 등이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SK그룹의 이커머스 회사인 11번가도 지난 2023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희망퇴직을 진행한 바 있다.
희망퇴직을 진행한 회사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직급을 낮춰 퇴직을 종용하는 기업, 권고사직을 통보한 회사들도 다수로 전해진다.
'구조조정'은 기업이 단기간에 비용 절감을 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다. 하지만 기업의 전략으로는 하(下)수다. 기업 입장에서는 유능한 인재를 놓치게 되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들게 되며 이는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구조조정 당한 직원들이다. 이들은 경제적, 감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또 이는 내수 소비 감축으로 이어지면서 다시 경제 침체의 악순환 고리를 만든다. 극단적으로 본다면 빈곤으로 인한 사회적 범죄 증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책임' 문제다.
미국의 경제학자 피터 퍼디낸드 드러커는 '비용 절감을 위한 구조조정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또 다수의 경제학자들은 구조조정은 호황기에 이뤄져야 하며 오히려 불황에는 직원을 늘리라는 조언을 한다. 사회적으로 미치는 파장이 적고 능력있는 직원들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리더들이 움직일 차례다. 찬바람에도 오너들은 수십억에서 많게는 수백억대 배당을 챙기고 있다. 재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피터 드리커의 말을 다시 인용하면 리더십은 권위가 아닌 책임이다. 더 이상 시장과 기업 부진의 책임을 직원들에게 떠넘기지 않고 기업 리더들이 책임을 지기를 요청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