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작을수록 더 비싸다”…한국에서 배송 받아 美 뉴욕서 불법거래

2025-10-21

미국 뉴욕주에서 반려동물 판매를 금지하는 법이 시행된 지 1년도 되지 않았지만,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 지역에서 들여온 초소형 '하이엔드 반려견'이 여전히 비밀 유통망을 통해 고가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9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뉴욕 퀸즈의 한 주택이 반려동물 판매 제한 규정을 위반한 채 초미니견을 최고 3만8000달러(약 1억2000만원)에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가정집이지만 내부는 고급 인테리어와 명품 제품으로 꾸며져 있었으며 거실 곳곳에서 새끼견들의 짖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곳을 운영하는 제니 차이는 “집 안에만 35마리, 대만에도 30마리가 더 있다”며 “우리 가족이 현지 번식장을 직접 관리한다”고 밝혔다. 그는 “몸집이 작을수록 가격이 높고, 대부분 제왕절개로 한 번에 한 마리씩만 태어나기 때문에 귀하다”고 설명했다.

판매 중인 품종에는 포메라니안과 치와와를 교배한 '폼치'(약 7800달러·1100만원), 말티즈와 포메라니안을 섞은 '말티폼'(약 8800달러·1250만원), 포메라니안과 푸들을 교배한 '포마푸'(약 9800달러·1400만원) 등이 있었다. 특히 '마이크로 티컵 푸들'은 성견이 되어도 1kg에 불과하다며 3만800달러에 거래되고 있었다.

이에 대해 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스(Humane World for Animals)는 “이 같은 번식은 생명을 상품처럼 취급하는 강아지 공장식 행태로, 법의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잔인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차이는 “우리는 상업 매장이 아니라 가정 기반의 브리더이며 근친교배 없이 건강한 혈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미국 농무부(USDA)의 인증을 받은 합법적 사업체이며 수의사가 정기적으로 관리한다”고 주장했다.

뉴욕포스트는 또 다른 사례로 맨해튼의 한 매장이 SNS를 통해 한국산 티컵견을 4000달러(약 570만원)에 예약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업자는 “매장에는 개가 없으며 한국에서 도착하는 즉시 인도된다”고 설명하며 법적 감시망을 교묘히 피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해외 번식 및 직수입 형태로 법망을 우회하는 신종 거래 방식이 늘고 있다”며 “소비자 인식 개선과 온라인 거래 단속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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