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은 우리를 가두는 감옥이고,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게 춤이죠. 모두가 춤을 춰야 하는 이유입니다.”
서울시발레단 시즌 개막작 ‘데카당스’를 위해 내한한 이스라엘 안무가 오하드 나하린(72·사진)의 말이다. 그는 12일 세종문화회관 기자간담회에서 “춤을 추는 순간, 무대와 관객은 잊어버린채 오직 춤을 추는 나 자신만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나하린은 ‘현대 무용의 개척자’ 마사 그레이엄에게 재능을 인정받고 1979년 안무가로 데뷔했으며, 30개 이상의 작품을 창작했다. ‘데카당스’는 2000년 그가 바체바 무용단 예술감독 취임 10주년을 기념하며 만든 작품. 10을 뜻하는 라틴어 ‘데카’(Deca)와 춤을 뜻하는 ‘댄스’(Dance)의 합성어다. 서울시발레단에 대해 그는 “무용수들이 ‘데카당스’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며 “섬세한 무용수을 통해 더 강한 감정을 전달하도록 레퍼토리 ‘사데(Sadeh)21’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나하린은 무용수에게 거울을 보여주지 않는 독특한 연습 방식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요리할 때나 농구 할 때 거울을 보지 않는 것처럼, 무용수는 자신의 감각을 믿으며 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발레단의 데카당스는 14~23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