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도 연속혈당측정기 보험 지원 확대해야"

2025-05-25

CGM, 혈당 수치 실시간으로 안내

정밀한 혈당 관리로 합병증 예방

인슐린 쓰는 환자에게 사용 권장

인터뷰 김재현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이 앓고 있고 65세 이상에선 3명 중 1명이 겪는 질환. ‘국민병’으로 불릴 만큼 흔한 당뇨병 얘기다. 당뇨병은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호르몬이 부족하거나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해 발생한다. 당뇨병 치료의 핵심 목표는 혈당 관리를 통한 합병증 예방이다. 팔에 패치 형태로 부착하는 연속혈당측정기(CGM)는 실시간으로 혈당 수치를 안내해 보다 정밀한 혈당 관리를 돕는다. 하지만 여전히 비용 부담에 기기 사용을 망설이는 이들이 많다. 지난 15일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재현 교수를 만나 CGM 사용의 필요성과 접근성·사용률을 높일 제도 개선 방향에 대해 들었다.

CGM은 기존 방식과 어떻게 다른가.

“그동안에는 손가락을 바늘로 찔러 나온 혈액을 검사지에 묻혀 혈당을 측정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번거롭고 불편할 뿐만 아니라 측정 시점의 수치만 알 수 있어 환자의 혈당 변화를 놓치기 쉬웠다. CGM은 다르다. 채혈하지 않고도 피부에 삽입한 센서를 통해 약 5분마다 자동으로 혈당을 측정한다. 현재 수치는 물론 24시간 동안의 혈당 변화와 센서 부착 기간의 평균 혈당 등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1형뿐 아니라 2형 환자에게도 필요한가.

“CGM의 필요성은 유형이 아닌 질환의 중증도에 따라 달라진다. 올해 대한당뇨병학회 진료 지침에서는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아 발생하는 1형 당뇨병과 인슐린은 나오지만 그 기능이 떨어져 발생하는 2형 당뇨병을 막론하고 인슐린을 사용하는 모든 당뇨병 환자에게 CGM 상시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김 교수는 연구를 통해 CGM의 효과를 입증하기도 했다. 인슐린을 투약해도 혈당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는 2형 당뇨병 환자 66명에게 16주간 CGM을 적용하고 의료진의 교육을 병행한 결과, 연령이나 인슐린 주사 횟수와 관계없이 혈당 수치가 개선됐다. 대상자의 당화혈색소(최근 2~3개월간 평균 혈당을 알 수 있는 지표)는 1.8% 개선됐고 저혈당 위험 없이 하루 중 목표 혈당 범위 내에 머문 시간은 6시간 넘게 늘었다. 반면에 180㎎/? 이상인 고혈당 상태는 줄었다.

이런 장점에도 환자들이 사용을 망설이는 이유는.

“가장 큰 이유는 급여 제도의 한계 때문이다. 현재 CGM의 건강보험 지원은 1형 당뇨병과 인슐린을 투약하는 임신성 당뇨병 환자에 한해서만 이뤄진다. 2형 당뇨병 환자는 기기 구매 비용을 전액 본인이 부담해야 해 사용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본래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24년까지 급여 적용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었으나 2형 당뇨병 환자에 대한 적용은 여전히 지연되고 있다.”

재정 부담도 급여 적용의 걸림돌인가.

“오히려 CGM에 급여를 적용하는 게 비용 면에서 더 효율적이다. 증상 악화로 투석 치료를 하게 되면 환자는 주 3회 병원에 가야 하고 직장 생활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는 개인의 소득 상실을 넘어 노동력 감소라는 사회적 손실로 이어진다. 게다가 투석 치료를 시작하고 나서도 10년 이상 생존하는 환자가 많아 장기적인 재정 부담이 상당하다. 멀리 내다 보면 CGM 급여 적용이 합병증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보다 합리적인 셈이다.”

기기 마련 후에도 신경 쓸 점이 있다던데.

“전문가를 통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이다. CGM만 팔에 붙인다고 알아서 혈당이 조절되는 게 아니라서다. CGM의 임상적인 이득은 사용자가 정확하게 사용하고 얻어진 정보를 혈당 관리에 적절하게 적용할 때만 기대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기계를 사용하면 혈당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수치에 스트레스만 받을 뿐이다.”

그렇지만 제대로 된 교육을 받기가 쉽지 않다.

“현재 CGM 급여 지원은 요양급여가 아닌 요양비 제도로 운영된다. 기기를 병원 밖에서 사비로 구매한 뒤 일정 비용을 환급받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사용법을 제대로 배우기가 어렵고 병원에서 진료받는 환자에게 일일이 시간을 내 사용법을 알려주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별도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엔 인력 부족 등 여러 제약이 따른다. 이 때문에 제도적 지원이 꼭 필요하다. 1형 당뇨병 환자에게 전문적이고 심층적인 교육을 제공해 온 ‘재택의료 시범사업’은 6년째 이어지고 있으며 올해가 마지막이다. 본사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더불어 다회 인슐린 주사요법을 시행하는 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도 이러한 사업이 확대돼야 한다.”

기기 선택 전 참고할 사항도 있나.

“CGM은 혈액이 아니라 세포 간질액에서 포도당 농도를 측정해 실시간 혈당값을 제공한다. 이로 인해 환자들은 3~15분 정도 지연된 수치를 받게 된다. 저혈당이 잦은 환자라면 이를 사전에 예측해 알려주는 기기를 사용하면 도움 된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소득 수준의 국가에서는 이미 1형 당뇨뿐 아니라 인슐린을 사용하는 2형 당뇨 환자에게도 CGM 급여 적용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제도적 지원이 하루빨리 확대돼 환자의 건강을 지키고 합병증 발생으로 인한 국가 의료비 손실을 줄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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