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착용하면 근력 30%자동 강화...‘한국판 CES’ 가보니[르포]

2024-10-14

사람 중심 혁신 기술 소개를 목적으로 서울시가 올해 처음 선보인 '제1회 스마트라이프위크'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렸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미국 소비자가전쇼(CES) 같은 행사로 만들어보겠다”며 준비한 이번 행사는 미래 도시 관련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서울시 제1회 스마트라이프위크

눈길을 끈 건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선보인 미래형 가정집이다. SH공사는 삼성전자·LG전자 등과 함께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집약한 주거 공간을 선보였다.

이곳은 홀로그램 키패드로 여닫는 비접촉식 현관이 등장한다. 인간 동작을 인식해 저절로 여닫는 커튼과 스마트 기술을 내장한 TV·냉장고·와인셀러 등 각종 가전제품도 구경할 수 있다. 드레스룸(옷방)에선 스마트 기술이 의상을 추천하고, 블라인드 개폐를 음성으로 조절하는 것도 가능하다.

인간의 근력을 보조하는 웨어러블(wearable) 로봇은 오 서울시장이 직접 착용하기도 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개발한 이 로봇을 착용하면 다리 근력이 30% 세진다. 실제로 65세 고령자가 이 로봇을 착용하고 해발 604m 북한산 영봉 정상을 거뜬하게 동반했다는 게 KIST 측의 설명이다. 체험 뒤 오 시장은 “다리에 힘이 꽉 들어간다”며 “걷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준비한 실물 크기의 도심항공교통(UAM) 시뮬레이터도 등장했다. 오 서울시장과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 등이 UAM 기체에 탑승하자, 마치 진짜 날기라도 할 것처럼 프로펠러가 천천히 돌아가기 시작했다. 마치 게임이나 유니버설스튜디오 놀이기구처럼 기체 전면에 배치한 대형 화면이 바뀌면서 UAM이 실제로 움직이는 느낌을 체험할 수 있었다.

현대차·기아가 각각 마련한 부스도 인상적이었다. 현대차는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이 아이오닉5 자동차에 전기를 충전하는 모습을, 기아는 목적기반자동차(PBV)를 각각 보여줬다. PBV는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이동하는 교통수단이다.

이밖에 돌봄 로봇과 바둑 로봇도 시선을 사로잡았고, 행사장 인근에선 시승 체험 행사에 투입한 자율주행택시 3대가 삼성동 일대를 누볐다.

월드프리미어 없어…동선 개선 필요

다만 ‘한국판 CES’를 표방하면서도 스마트라이프위크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혁신 기술은 거의 없다는 점은 한계다. SK텔레콤이 선보인 UAM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에서 동일한 모델이 등장했다. 현대차가 선보인 충전 로봇은 지난 4월 제주도 초고속 충전소에 현대차 배치했고, 기아도 소비자가전쇼(CES) 등에서 이미 PBV를 선보였다.

박진영 서울시 디지털도시국장은 “스마트라이프위크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기술(월드 프리미어)은 없다”며 “신제품을 발표하자는 취지의 행사가 아니라서 거기에 주안점을 두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기술 전시회와 비교하면, 관람객이 실제로 체험하기 어려운 부스가 많았다는 점도 어수선한 분위기에 일조했다. 예컨대 평범한 거울처럼 보이지만, 각종 정보기술(IT)을 내장한 디스플레이인 ‘스마트 거울’은 버튼을 눌러도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는 안내만 뜰 뿐 주요 기능이 활성화하지 않았고 에러 메시지도 자주 떴다. LG전자 관계자는 “욕실 공간의 천장·거울에 설치한 레이저 센서로 상황을 인식하는데, 전시장은 한쪽 면이 개방돼 있어 제대로 인식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체형에 맞춰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어 약자동행기술로 평가받는 스마트 세면대는 높낮이를 수압으로 조절하는데, 행사장에 물을 끌어올 수 없어 시연이 불가능했다. 신한은행이 마련한 디지털 데스크처럼, 제공하는 기능(체크카드 무인 발급)이 딱히 신기술처럼 느껴지지 않는 것도 있었고, 각국 도시가 마련한 부스엔 통역이 없어 구체적인 대화가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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