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호남 청년들 만나 "민주당 '일사불란'은 힘이 될 수 없다"

2025-02-08

입력 2025.02.08 17:01 수정 2025.02.08 17:05 데일리안 광주 =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8일 광주 염주체육관서 지역 청년 강연

"대한민국, 내란 사태에서 내전 상태…

감당할 수 없는 갈등이 현 상황 만든 것"

야권 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비상계엄 사태와 그 이후 벌어지고 있는 정치적 상황에 대해 "우리 편이 한 것은 무조건 옳고 상대편이 한 것은 무조건 틀렸다'는 감당할 수 없는 갈등이 대한민국을 이렇게 만든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민주당 내 '일사불란'이 힘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옥중 정치' 행태와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 일극체제'를 우회적으로 꼬집은 것으로 해석된다.

김부겸 전 총리는 8일 오후 광주 염주체육관 국민생활관에서 열린 '탄핵 후 국가 대개혁을 위한 청년의 역할' 특강에서 "어떻게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현실로 일어나고 있을까. 이유는 대한민국의 (정치 상황이) 내란 사태에서 시작됐지만 지금 사실상 내전 상태이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2박 3일 일정으로 광주·전남 일정을 소화 중인 김 전 총리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사회갈등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 변화와 시사점'을 예로 들어 "이제 우리는 이 정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청년들이 앞으로 정치적인 여러분의 대표자를 뽑을 때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사회갈등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 변화와 시사점'에 따르면 19∼75세 3950명을 조사한 결과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갈등으로 92.3%가 '진보와 보수 갈등'을 꼽았다. 이 결과는 '2023년 사회통합 실태조사' 원자료를 활용한 것이다. 연구원은 2014년 이후 매년 사회갈등·사회통합에 대해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어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 갈등(82.2%), 노사갈등(79.1%), 빈부갈등(78.0%),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 갈등(71.8%), 지역갈등(71.5%) 등의 순을 기록했다.

김 전 총리는 "적어도 다음 대통령 선거가 있게 되면 출마하는 후보들의 공약에 들어가야 할 게 대통령 한 사람이 국가를 정지시킬 수도 있는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문제의식)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아무리 갈등이 심하다고 하더라도 헌정을 중간에 짓밟아버리고, 대통령이 법 위에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우리가 어렵게 만든 민주주의도 뒤집으려는 사람들이 책임도 안 지고 또 후보로 비슷하게 나온다면, 정상적인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되겠느냐"고 물었다.

또 "그런 점에서 최근 야권 정치인들에게 국민들은 엄격하게 묻고 있다"며 "이 갈등, 혼란, 준내전 상태에서 국민이 함께 믿고 가고 청년들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나라, 미래 먹거리라고 할 수 있는 산업 정책이 가능한 나라, 국제 정치 속에서 대한민국이 무시 당할 수 없는 위상을 가진 그림을 내놓으라고 청년들이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 내 '일사불란'은 민주당의 힘이 될 수 없다"며 "다양한 생각, 다양한 목소리, 그리고 조금 거슬리는 이야기도 들어줄 수 있는 포용성, 민주성이 있어야만 이번에 국민들이 기회를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오후 4시 30분 무안공항유족회와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후 오는 9일까지 전남 목포·여수·순천에서 경제인들과 만나 계엄 여파에 따른 내수경제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지원 방안 등을 청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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