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에스케이(109740) 대규모 구주를 사들인다고 예고한 법인이 폐창고에 이름만 올려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인수 주체 역시 행방이 묘연한 상태여서, M&A(인수합병) 전반의 신뢰도에 의문부호가 붙는다.
18일 금융감독원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디에스케이 기존 대주주 시너지이노베이션(048870) 등은 구주 1107만여주를 816억원에 매각하는 딜을 진행 중이다.
매각 대상자는 윤진파트너스, 제이점와이1호투자조합, 지브로파트너스, 더블유에이치파트너스, 원마인드1호조합, 씨앤케이6조합이다. 잔금 규모는 749억원으로, 잔금 예정일은 오는 10월 13일이다.
이 중 653만여주를 사들여 대주주에 오를 예정인 윤진파트너스는 재무가 부실한 상황이다. 이 업체의 지난해 매출액과 순손실은 각각 15억원, 8억원이다. 또한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재작년 설립된 윤진파트너스는 기관전용 사모펀드 운용 관련업을 사업 목적에 올리고 있다. 이 업체는 원진회계법인(이하 원진)과 긴밀한 관계다. 주요 인물이 원진 IB본부에서 활동했고, 서울시 서초구 사무실을 함께 쓰고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윤진파트너스는 원진 특수관계자다.
윤진파트너스는 국내 고데기 제조사 언일전자 M&A를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특이한 점은 언일전자 대표였던 조완수 씨가 지난해 7월부터 윤진파트너스 기타비상무이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과 함께 구주를 사들이는 더블유에이치파트너스는 행방이 묘연하다.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한 폐창고에 이름만 올려놓은 상태다. 등록 주소지를 직접 방문했지만 내부가 비어있는 등 영업활동 흔적은 발견할 수 없었다. 인근 업체 관계자는 "2월부터 비워져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더블유에이치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설립된 법인으로 김범준 씨가 주요 인물에 등재돼있다. 김 씨는 에스제이케이(옛 세진전자·현재 상장폐지) 사외이사 후보에 이름을 올렸지만 부결됐던 인물이다.
또한 김 씨는 과거 여러 상장사 대주주 변경 전후로 투자자로 활동했다. 스마트솔루션즈(옛 에디슨이브이·현재 상장폐지), 엑스페릭스, 엑스플러스 등 한계기업 투자 활동을 이어온 것.
이 중 스마트솔루션즈 M&A는 ‘에디슨모터스 주가조작’ 사태로 이어지며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했다. 해당 세력은 쌍용차 인수에 나설 것처럼 속여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약 12만5000명의 소액 투자자가 7000억원에 이르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들과 함께 구주를 사들이는 지브로파트너스라는 법인의 행방도 묘연하다. 이 업체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오피스텔에 주소를 올려놓은 상태로, 등록 주소지를 직접 방문했지만 관계자를 만날 수 없었다.
이런 가운데, 매수자 측은 거래 종결 선행 조건으로 이사회 구성과 자회사 프로톡스 식약처 품목 허가 등을 내세운 상태다. 해당 부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딜이 무산될 가능성도 존재하는 것. 이에 M&A 향방이 불투명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진파트너스 관계자는 "더블유에이치파트너스와 지브로파트너스는 윤진 쪽에서 섭외한 게 맞다"며 "주소지 확인을 안한 것은 맞지만 실체는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