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노벨상, 국가적 경사에 울컥”… 서점 책 순식간에 동나 [한강 韓 최초 노벨문학상]

2024-10-10

시민들 반응

“수상 소식 듣자마자 달려와”

온라인 서점도 한때 접속 장애

“한강, 폭력 맞선 작은 존재 주목”

“韓문학 자부심 갖고 적극 알려야”

10일 오후 8시30분 서울 송파구의 한 대형서점.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직후, 서점에는 한강의 책을 구매하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서점 중심의 매대에 자리한 ‘채식주의자’, ‘흰’ 등 한강의 저서는 순식간에 바닥을 보였다. 이 서점 관계자는 “한강의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한강이 쓴 책 전권을 예약 결제한 손님이 둘이나 나왔다”며 그 열기를 전했다.

온라인 서점에서는 수상 직후 접속자가 몰리면서 한때 접속 장애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순식간에 대기인원이 100명 이상으로 늘었는데, 대부분 재고가 동나면서 배송일자가 밀렸다.

이날 서점에서 만난 50대 최모씨는 서점에 남아 있는 한강의 책을 종류별로 한권씩 구매했다. 최씨는 가슴이 벅차오르는 듯 “한강의 노벨상 수상 소식을 접하자마자 서점으로 달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한강의 수상을 두고 “국가적인 경사가 아니냐”며 “그동안 한국 문학이 외국에 비해 뒤쳐졌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한국 작가가 노벨상을 받았다는 사실에 가슴이 울컥했다”고 전했다.

직장인 남모(28)씨는 “고교 시절 생활기록부의 독서활동에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적혀있을 정도로 영향을 많이 받았다”며 “개인의 삶에 대한 이야기로 사회 구조를 풀어내는 작가의 집필 능력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아마추어 소설을 쓰고 있다”며 “문예 창작과에 가진 못했지만, 지금도 글을 쓰는 것은 전적으로 작가의 영향을 받아서”라고 덧붙였다.

서점에서 미처 책을 구매하지 못한 20대 남성은 “서점마다 전화를 돌려 알아봤지만 재고가 없다고 한다”며 “이미 한강의 작품을 전자책(E-book)으로는 갖고 있지만, 노벨상 수상을 기념하며 종이책으로 구입하고 싶어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한강의 연세대 국문학과 후배인 직장인 이한결(35)씨는 “문학은 스포츠가 아니고 노벨상은 올림픽이 아니지만, 한강의 수상 소식에 순전한 기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며 “폭력에 대응하는 작은 존재들의 목소리에 가장 가까이 귀를 기울여온 작가에게 영예가 돌아갔다는 점이 무엇보다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수상으로) 한강은 신계(神界)로 올라가겠지만, 앞으로도 미약한 존재의 몸짓에 주목하는 작품을 발표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9년 전 강연에서 한강을 보고 팬이 됐다는 김모(33)씨는 “당시 한강이 맨부커상을 수상하기 전이었지만, 작가의 작품에 대한 확신과 자부심이 인상적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이제 한국 문학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세계에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김모(29)씨는 “2016년 독일에서 교환학생을 할 당시에 채식주의자가 독일어로 번역돼 출간됐는데 독일 어느 서점에서든 쉽게 볼 수 있었다”며 “주요 일간지와 TV 프로그램에서도 작품을 중요하게 소개하던 걸 보고 책을 찾아 읽고 관심을 가졌는데 세계 최고 문학상까지 받으니까 감명 깊다”고 말했다.

윤솔·이정한·이규희·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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