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주자 탐구
대선주자 탐구-김문수⑨
또 아니었다. 벌써 몇 번째 허탕이다. 뒷자리에 앉은 할머니의 얼굴은 미안함과 민망함에 달아올랐다. 택시기사가 조심스레 다시 질문했다.
할머니, 혹시 부대 이름 생각나지 않으세요?
그로부터 한 시간 전쯤인 2010년 2월 21일 오전, 신창운수 소속 법인택시 한 대가 경기 파주시 문산역에서 그 70대 할머니를 태웠다. 군 복무 중인 외손자 면회를 간다던 할머니는 표정이 밝아 보였다. 그런데 한참을 몸 이곳저곳을 뒤지더니 표정이 어두워졌다. 할머니가 머뭇거리더니 말을 이었다.
기사 양반, 미안한데 부대 이름 적은 쪽지를 못 찾겠네. 일단 출발해주면 안 될까? 분명히 기본요금 나오는 아주 가까운 곳이라고 들었고, 포부대라고 하니 어렵지 않게 찾을 것 같은데….
난감했다. 가까운 부대부터 수소문해서 들르는 수밖에. 그렇게 해서 도착한 첫 부대, 외손자의 이름을 전해 들은 초병은 전화로 뭔가 확인해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이 부대에는 그런 병사가 없다고 합니다.
택시기사는 차를 근처의 다른 부대로 돌렸지만, 그곳도 아니었다. 미안함에 몸둘 바를 모르는 할머니를 안심시킨 뒤 이미 부대에 도착해 외손자와 만나고 있던 다른 가족에게 연락을 돌렸다. 그제야 정확한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사이 꽤 커진 미터기 속 숫자는 기본요금만 낼 거라 생각했던 할머니에게 부담스러운 수치였다. 그때 택시기사가 입을 뗐다.
할머니, 제가 잘못 찾은 것도 있으니 기본요금만 받을게요.
그는 면회소 앞에 차를 세운 뒤 미안함과 고마움을 연신 표현하는 할머니를 건물 안까지 바래다 드렸다. 먼저 음식을 먹고 있던 그 이등병의 아버지가 택시기사를 보더니 깜짝 놀랐다.
아니, 도지사님 아니세요?

그 택시기사는 김문수 당시 경기도지사(이하 경칭 생략)였다.
도지사 김문수, 경기도청을 뒤집다
네? 택시운전요? 아이고 지사님, 참으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