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이 원하는 치과

2025-05-07

치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한 뒤 내게 새롭게 생긴 하나의 버릇은 운전을 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대로변이나 골목 곳곳에 있는 치과 간판을 보며 치과가 정말 많구나…하는 감탄반 걱정반을 하는 것이다. 여기 더해 평소에 웹서핑을 하며 시간 축내는걸 즐기는 나는 각종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치과 관련 게시물도 빼놓지 않고 보는 편인데, 얼마전 블라인드라는 직장인 커뮤니티에 한 치과의사 선배님이 어떤 치과를 가고 싶냐고 물어보는 글에 많은 직장인들의 댓글이 달렸는데, 굉장히 많은 참고할만한 댓글이 달려서 공유해보고자 한다. 약 200여개의 댓글 중 많은 공감을 받았던 댓글로는,

1. 과잉진료 안하고, 데스크에 계신분들이 친절한 곳(좋아요 214개)

2. 평일에 야간진료를 하고, 주말에도 여는곳(좋아요 72개)

3. 상담실장 없는 치과(좋아요 38개)

4. 입 오래 벌릴때 바세린이나 립밤 발라주는 곳(좋아요 22개)

5. 가글마취, 도포마취 해주는 곳(좋아요 14개)

6. 치아상태 카메라로 찍어서 직접 보여주는 곳(좋아요 14개)

7. 네이버 예약 연계, 일년에 한번 스케일링 알림문(좋아요 10개)

8. 시술시 어떤 과정을 하고 있는지 차례차례 말해주는 곳(좋아요 9개)

등이 있었다. 예상외로 치과의사의 학벌이나 전문의 여부는 크게 따지지 않았으나(보존과 전문의 바란다는 댓글 1~2개), 마취를 안 아프게 해주고 과잉진료 없이 친절한 의사를 전반적으로 바라고 있었다.

치의학전문대학원 본과생으로서 법랑질에 이환된 충치의 단계를 구분하고 진단하는 법을 공부하면서, 선생님들마다 진단기준이 다를 수밖에 없어서 과잉진료(?)라는게 어떻게 보면 치과의사에게는 억울한 일이지만 고객들은 이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수많은 댓글로 알 수 있었다. 또한, 과잉진료와 더불어 가장 많이 나온 댓글은 데스크의 친절성인데, 치과에 내원하는 환자는 겪고 있는 통증과 치과치료 자체의 침습적 시술로 인한 고통으로 굉장히 예민해져 있는 상태인데 데스크가 불친절하다면 바로 발길을 끊어버린다는 댓글이 매우 많았다.

직장인 비율이 높은 동네는 야간진료와 주말진료를 주로 원했고, 요즈음 많은 치과에서 상담실장을 두는 편인데 상담실장이 상담하는 것에 반감을 가진 고객들도 꽤나 많았다. 이 뒤를 이어서는 시술 과정에서 마취를 단계적으로 꼼꼼하게 해주고, 립밤을 발라주거나, 시술 시 잡고 있을 인형을 주면 좋겠다는 댓글들이 주를 이뤘다.

아직 개원이 까마득하지만 고객들이 치과에 원하는 점들을 보며, 먹고 살기 정말 힘들다는 생각과 동시에 고객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들은 꼭 신경 쓰는 치과를 운영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

실제로 나는 어제 학교 선배님이 운영하시는 사랑니전문 치과에서 미루고 미루던 48번을 뽑았는데, 선배님의 치과는 고객이 원하는 위의 8가지 점들이 거의 대부분 지켜지고 있었고 치과에 대해 굉장히 좋은 인상을 가지게 됐다. 물론 좋은 치과의 기본 바탕은 임상 실력이기에 앞으로 있을 실습과정들과 다음달부터 시작될 원내생 생활에 성실히 임해야겠다.

+ 실제 달린 댓글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