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 께 리꼬”… 쿠바, 한국에 빠지다

2025-04-14

“비빔밥, 께 리꼬(맛있다)!” “메 구스따 무초(진짜 좋은데)!”

지난 9~12일 쿠바 수도 아바나는 한국 문화를 체험하며 이런 소감을 전하는 현지인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한국과 쿠바의 수교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백봉정치문화교육연구원이 주최한 ‘2025년 아바나 한류 문화 축제’ 현장에서다. 연구원을 이끌고 있는 라종일(85) 전 주일·주영 대사는 중앙일보에 “수교 후 한국 측이 쿠바에서 주최하여 열리는 첫 순수 문화 축제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며 “현지의 관심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현지 실무자는 “행사 후 설문을 했는데 ‘비빔밥이 정말 맛있다’부터 ‘이런 자리가 마련돼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어 뜻깊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행사 개막식에서 비단 한류뿐 아니라 한국이라는 국가의 정체성과 역사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라 원장은 서울에 용무가 있어 부득이 영상으로 기조연설을 했는데, 그 연설은 쿠바 외교부 국제부 국장, 문화부 국제개발 국장, 아바나대학 부총장 등 쿠바 현지 핵심 인사들이 경청했다. 문화 외교의 깊이를 더했다는 현지의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이번 행사는 다양한 정부 및 민간에서 합심해 마련됐다. 주쿠바 한국대사관과 주한 쿠바대사관도 후원기관으로 도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문화계에선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로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를 이끈 강제규 영화감독 등이 직접 나서 양국의 문화 교류의 미래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학술 교류도 이어졌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와 문학 세계가 자주 비견되는 비르힐리오 피녜라의 작품을 두고 양국 학자들이 다양한 담론을 쏟아낸 것이 대표적이다. 독립운동가 임천택(1903~1985) 선생의 딸이면서 쿠바 정치인 헤로니모 임 씨의 여동생인 마르타 림 김도 직접 본인의 저서인 『쿠바의 한국인들』에 대해 강연을 열었다. 각 토론회와 강연 후엔 현지 청중의 질문세례도 이어졌다.

한국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행사도 열렸다. 이호열 주쿠바 한국대사는 “한식을 대표하는 비빔밥은 화합의 상징”이라는 요지의 연설을 해서 호응을 받았다. 한식 행사는 2016년부터 현지의 한인 후손들이 운영해왔던 ‘한식 교실’의 뜻을 확장한 것으로, 비빔밥을 테마로 한 무용 공연도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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