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빨리 KBO리그 외인 구성이 마무리됐다. KIA가 패트릭 위즈덤 영입 과정을 마무리하면 10개구단 30명의 외인 계약이 확정된다. FA 시장에서 초대형 매물이 나오지 않았고, 구단들이 전력 강화를 위해 외인 구성 및 업그레이드에 매달린 덕분이다.
내년 시즌 KBO리그에 첫 선을 보이는 외인 투수는 모두 10명. 우완 5명, 좌완 5명의 조합이다. 이 중 독특한 스타일의 좌완 투수 3명이 KBO리그 데뷔를 기다리고 있다.
■롯데 터커 데이비슨=이것이 오버스로다
롯데 윌커슨 대신 터커 데이비슨을 택했다. 올시즌 볼티모어에서 1경기에 나섰다. 통산 성적 4승10패, 평균자책 5.76을 기록했다. 2023년 캔자스시티에서 불펜으로 37경기, 선발로 1경기 등판했다.
2023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뛰면서 포심(35%)보다 슬라이더(44%)를 더 많이 던진 ‘슬라이더 투수’다. 스위퍼 비중 11%를 더하면 55%나 된다.
슬라이더 집착보다 더 독특한 점은 데이비슨의 암 앵글이다. 베이스볼서번트닷컴에 따르면 2023년 데이비슨의 팔각도는 56도, 2024년에는 59도나 됐다. 올시즌 메이저리그 규정이닝 이상 좌완 중 팔각도가 59도보다 큰 투수는 알렉스 바이사(다저스, 61도)와 호세 알바라도(필라델피아, 65도) 둘 뿐이었다.
키 188㎝는 아주 크다고 볼 수 없지만 팔 각도가 더해지면, 타자 입장에서 꽤 까다로운 투구 궤적이 만들어진다.
■NC 로건 앨런 = ‘레슬러 기교파 투수’
NC가 카일 하트와의 재계약이 여의치 않자 로건 앨런으로 방향을 틀었다. 앨런은 올시즌 애리조나에서 12경기 나와 28이닝을 던졌다. NC는 강속구를 던지는 파워 피처 라일리 톰슨과 계약을 한 상태여서 가능한 톰슨과는 다른 스타일의 투수를 찾았다.
앨런은 195㎝, 105㎏의 단단한 체구를 자랑한다. NC 임선남 단장은 “실제로도 몸이 굉장히 탄탄하다”고 전했다. 마치 레슬러를 연상시키는 몸을 갖고 있는데, 투구 스타일은 ‘기교파’에 가깝다.
앨런은 올시즌 커터 22%, 스위퍼 21%, 스플리터 21%, 포심 19%, 싱커 16%의 비중으로 투구했다. 5가지 구종이 거의 골고루 배분될 정도로 교묘한 구종 배분을 했다.
덩치는 레슬러지만, 구속이 아주 빠르지는 않다는 것도 특징이다. 포심 평균구속은 91.3마일(약 147㎞)밖에 되지 않는다. 평균구속 128㎞짜리 느린 스플리터를 던지는 것도 특징이다.
■두산 잭 로그 = 좌완 사이드암
두산은 메디컬 테스트 결과를 두고 고민 끝에 토마스 해치와의 계약을 상호 합의하에 해지했다. 대신 선택한 투수가 좌완 잭 로그다.
로그는 지난해 디트로이트, 올시즌에는 LA 다저스에서 뛰면서 메이저리그 2경기만 나섰다. 로그의 가장 큰 특징 역시 롯데 데이비슨처럼 독특한 ‘팔각도’다. 데이비슨이 60도짜리 정통파라면, 로그는 팔각도가 21도밖에 되지 않는다. 사실상 사이드암스로 투수에 가깝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팔각도가 40도였고, 사이드암처럼 느껴지는 롯데에서 뛰었던 브룩스 레일리의 팔각도가 33도다. 21도라면, 거의 옆에서 던지는 것이나 다름없다.
투구 스윙이 옆에서 나오다 보니 포심 패스트볼의 회전축도 상당히 기울어 있다. 좌타자 몸쪽으로 움직이는 자연스런 테일링을 보인다. 평균구속 147.6㎞인데다 좌타자 몸쪽으로 휘어져 들어가는 포심은 좌타자가 공략하기 상당히 까다롭다. 물론, 스트라이크 존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문제는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