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 자산보다 더 강력한 분산, 시간의 힘

2025-05-20

분산 투자는 투자 위험을 줄이기 위한 기본적인 전략이다. 일반적으로 분산 투자라 하면 자산을 나누는 것을 떠올리기 쉽다. 주식·채권·금·리츠 등 성격이 서로 다른 자산에 분산 투자하면, 특정 자산 성과가 부진할 경우 이를 다른 자산이 보완해줄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시장의 단기 변동성이 포트폴리오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이보다 강력한 분산 전략이 있다. 바로 ‘시간의 분산’이다.

‘시간의 분산’은 쉽게 말해 투자 시점을 나누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언제 투자하는 것이 유리할지 고민하지만, 시장의 고점과 저점을 예측하는 것은 전문가조차 쉽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일정 간격으로 정해진 금액을 투자하는 정액분할투자(Dollar-Cost Averaging) 전략이 권장된다. 이 전략은 특정 시점에 자금을 집중 투자하는 데 따른 리스크를 줄이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평균 매입 단가를 확보하는 데 효과적이다.

상대적으로 자산 간 수익률 상관관계는 높고, 시간 간 수익률 상관관계는 낮다. 시간 간 수익률이 자산 간 수익률보다 더 독립적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같은 해 삼성전자(005930)와 네이버(NAVER(035420))의 주가는 글로벌 경기와 금리 환경 등 공통적인 요인에 영향을 받아 일정 부분 유사하게 움직인다. 반면 연도별 주가지수는 독립적인 경향을 보인다. 올해 시장이 좋았다고 해서 내년에도 좋다는 보장은 없고, 반대로 부진했다고 해서 또다시 부진하라는 법도 없다. 상대적으로 낮은 시간 간 수익률의 상관관계는 여러 해에 걸쳐 장기적으로 투자할수록 줄어드는 변동성과 평균에 수렴하는 수익률이라는 경향을 만든다.

실제 수치로 보면 이 사실은 더욱 분명해진다. 장기적 관점에서는 일시적인 손실보다 복리 효과 및 평균 회귀의 힘이 투자 성과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기준으로 1년 단위 수익률은 –40%부터 +50%까지 널뛰기한다. 그러나 10년 단위 누적 연평균 수익률은 대부분 6~10% 사이로 안정적으로 수렴한다. 즉, 시간이 지날수록 투자 성과는 점점 예측 가능해지고 실패 확률은 줄어든다. 이는 단기적 흐름보다 장기적인 구조에 집중하는 것이 투자 성과에 더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시간은 투자자의 가장 강력한 동반자다. 우리는 흔히 자산 조합에 많은 공을 들이지만, 투자 기간을 길게 가져가는 것만으로도 훨씬 더 강력한 리스크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자산 분산이 포트폴리오의 폭을 넓히는 전략이라면, 시간 분산은 투자 결과의 안정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이 두 전략이 결합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분산투자가 완성된다. 특히 연금, 적립식 펀드, 생애주기펀드(TDF)처럼 투자 시점이 자연스럽게 분산되고 투자 기간이 길게 설정된 구조의 상품은 시간 분산 효과를 내재한 대표적 투자 도구라 할 수 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