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4일제' 언급 한 이재명 대표…재계 "기업 경쟁력 저하" 난색

2025-02-11

【 청년일보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주 4일제'를 언급하면서 근로시간 단축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재계와 학계 내에선 우리나라가 산업구조상 제조산업에 특화돼 있다 보니 필연적으로 생산성 저하와 기업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는 지난 1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주 4일 근무제 도입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우리는 OECD 국가 중 장시간 노동 5위로 OECD 평균(1천752시간)보다 한 달 이상(149시간) 더 일한다"면서 "창의와 자율의 첨단기술사회로 가려면 노동시간을 줄이고 '주 4.5일제'를 거쳐 '주 4일 근무국가'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으로 승부하는 시대는 갔다"며 "노동시간 연장과 노동착취로는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생존조차 어렵다"며 노동시간 단축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동안 주 4일제 도입 여부를 놓고 노동계 측에선 실질적인 노동시간 단축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실현을 위한 조속한 입법 논의가 필요하다고 거듭 주장해온 바 있다. 양대 노총(민주노총·한국노총)은 주 4일제를 22대 국회 우선 입법과제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9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일과 삶의 균형 위한 노동시간 체제 전환-주 4일제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김종진 소장(일하는시민연구소)은 직장인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인식조사에서 주 40시간인 법정 근로시간을 35∼36시간으로 줄이는 데 68.1%, 주 4일제 도입엔 63.2%가 동의했다는 결과를 소개한 바 있다.

당시 김 소장은 구체적 입법방향으로 ▲1주 최대 12시간인 연장근로 한도를 8시간으로 줄이는 방안 ▲연차를 1년 15일에서 20일로 늘리는 방안 ▲1주 근로시간을 '40→36→32시간'으로 점진 단축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양대 노총 관계자들도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장시간 노동 철폐, 일과 생활의 균형 실현을 위해 빠르게 사회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경영계에선 낮은 노동생산성에 따른 기업 경쟁력 저하 등의 우려를 들며 주 4일제 도입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특히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제조업이 우리나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생산성 저하에 따른 기업 경쟁력 하락으로 귀결될 것이란 주장이다.

여기에 이재명 대표가 최근 들어 보수진영의 기치인 '성장'을 강조하고 있으나 주 4일제 도입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최승노 자유기업원장은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기업 경쟁력이 크게 상실됐는데 만약 주 4일제를 하게 된다면 경제 활력 저하로 인한 큰 충격이 올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직장인 밀집지역 인근 오피스 상권의 매출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주 4일제 도입을 거론하는 것은 일종의 인기영합주의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면서 "주 4일제 도입 논의에 앞서 근로시간 유연화가 우선시돼야 한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도 근로시간을 이렇게 획일적으로 단축하는 것보다 업종·기업별 현실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획일적으로 전 산업의 근로시간을 일괄 규제하는 것보다 산업별 또는 기업별로 특성에 맞게끔 근로시간 유연화를 시켜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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