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셍지수 급등에도 美주가가 더 상승
중국 정부 규제 등 요인에 불투명성↑
미국 시장 선진국 효과로 더 고평가
고수익 내려면 ADR 종목 투자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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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등 중국 주요 기업들에 투자할 경우 같은 기업이라도 중국 본토보다 미국에 상장된 종목에 투자했을 때 수익률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등으로 인해 중국 증시 불투명도와 불확실성이 높게 평가되면서 생기는 현상으로 분석된다.
23일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알리바바그룹홀딩의 주가는 올해 들어 위안화로 65.09%, 홍콩달러로 68.08% 올랐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알리바바그룹홀딩스ADR은 같은 기간 69.54% 올랐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은 미국 외 국가에 상장된 주식을 미국에서 거래하기 위해 발행하는 예탁증서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홍콩거래소에 따르면 바이두의 주가는 23일 기준 연초 대비 위안화로 7.13%, 홍콩달러로 8.22% 올랐다.
같은 기간 나스닥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바이두ADR의 주가는 8.27% 상승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2.2% 내려가고 홍콩 항셍테크 지수는 6.53% 오른 21일 전까지 홍콩 상장 종목과 ADR 종목의 연간 주가 상승률은 각각 3.39%(홍콩달러)와 6.33%로 두 배 가까이 차이 났다.
중국의 전자상거래(EC) 업체인 제이디닷컴(징동닷컴)은 홍콩 증시에서 올 한 해 주가가 위안화로 17.67%, 홍콩달러로 18.82% 올랐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제이디닷컴ADR은 올 들어 주가가 22.35% 상승하며 최소 3%포인트 이상 차이 나는 모습을 보였다.
전기차 업종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일어났다. 중국의 전기차 제조업체인 샤오펑은 홍콩 증시에서 올해 초부터 주가가 54.13% 올랐으나 미국 증시에서는 55.67% 상승했다.
중국 정부 개입 정도가 높아 비교적 투명하고 자유로운 미국 증시에 비해 주가도 평가절하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5월부터 자국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 거래에 관한 실시간 데이터를 차단하는 등 불리할 수 있는 정보를 숨기며 투자자 진입 장벽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나스닥 분석에 따르면 미국 주식 시장에서 주가는 미래 수익 대비 평균 20.6배로 형성돼 유럽 12.8배, 아시아-태평양 지역 12.6배보다 훨씬 높게 평가받았다.
ADR 종목이 안전자산인 달러로 거래되는 것도 주가 우위를 만드는 요인이다.
홍콩달러나 위안화로 거래되는 중국 증시 상장 종목보다는 미국 증시 상장 종목의 보유 가치가 더 높은 것이다.
중국 기업에 투자하려면 중국 증시보다 오히려 미국 상장 종목에서 기회를 보는 것도 새로운 투자 전략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과 중국 등 증시에서는 종목 거래 체결 시 최소 거래 단위가 높은 것도 투자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홍콩거래소에서 알리바바와 바이두 등 주요 중국 테크 기업은 최소 거래 단위가 100주씩이고 언급된 종목 중 바이두와 제이디닷컴의 경우 50주씩 거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