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성인 웹소설 작가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일부가 고액 벌금과 징역형에 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싱가포르의 중국어 매체 연합조보와 홍콩 성도일보 등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지난 6월부터 전국에서 성인물 웹소설을 쓰는 작가 수십 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중 일부는 고액 벌금을 물었고 여러 명이 최근 실형을 선고받았다고 전해졌다.
연합조보는 대만의 성인 웹소설 플랫폼 ‘해당문화 온라인 문학도시’(海棠文化線上文學城)에 글을 올린 중국 본토 작가 50명 이상이 안후이성 경찰에 붙잡혔다고 전했다. 한 유명 작가는 징역 4년6개월에 처했고 또 다른 작가는 징역 1년5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그나마 벌금을 적극적으로 납부한 사례로, 벌금을 내지 못한 경우 징역 5년6개월 등 더 무거운 처벌을 받기도 했다고 연합조보는 전했다.
중국 웹소설 시장 규모는 약 400억위안(약 7조9600억원)으로 추산되며 지난해 말 기준 약 3500만편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인기작은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다. 판타지, 역사물, 공상과학(SF), 일상물 등이 인기 있는 장르로 꼽힌다.
이중 성애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는 성인 웹소설은 당국의 검열을 받아왔다. 중국 최고인민법원(대법원 격)·최고인민검찰원(대검찰청 격)의 2010년 해석에 따르면, 외설적인 내용의 자료를 온라인으로 유포하는 경우의 벌금은 통상 불법으로 얻은 이익의 1~5배다.
최근 체포된 작가들의 세부 혐의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대부분 ‘온라인으로 음란한 글을 유포한 혐의’로 표적이 됐으리라 추정된다고 RFA는 전했다. 특히 이러한 활동으로 많은 수입을 올렸다고 판단될수록 더 가혹한 처벌에 처한다.
이러한 내용은 중국 관영매체에는 보도되지 않았으며 주로 웨이보나 엑스(옛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소식이 알려졌다. 앞서 언급한 유명 작가의 여동생은 지난 10월16일 웨이보에 “6월20일 이후로 언니를 만나지 못했다. 온 가족이 언니를 위해 돈을 모으고 있으며 빚이 쌓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작가는 이달 초 웨이보에 올린 글에서 지난 8월 체포된 뒤로 돈을 빌려 벌금을 내고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고 밝혔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벌금을 내기 위한 돈을 모금하는 작가들도 있다.
기준을 알 수 없다는 것이 이러한 단속의 문제점으로 꼽힌다. 한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아무런 경고도 없이 갑자기 삭제되기도 했다며 “무엇을 쓸 수 있고 무엇을 쓸 수 없는지 알 수가 없다. 이전까진 허용됐던 것이 언제든 허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