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 그날의 용기를 기억하며

2025-11-09

매년 11월 11일, 우리는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을 맞는다.

 이날은 1950년 6·25전쟁 당시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머나먼 타국의 전장으로 달려온 유엔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뜻깊은 날이다. 

  75년 전, 한반도는 전쟁의 불길 속에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그때 유엔의 “침략에 맞서 자유를 수호하라”는 결의 아래 22개국이 한마음으로 손을 내밀었다. 그중 16개국의 젊은 병사들은 이름조차 생소한 나라, 낯선 겨울의 땅으로 향했다.

 그들은 조국이 아닌 인류의 평화를 위해 싸웠고, 수많은 생명이 이 땅에 스러져갔다. 약 4만 명이 전사하거나 부상을 입었으며, 그들의 피와 땀은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의 밑거름이 되었다. 

  세월이 흘러 전쟁의 기억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지만, 그들의 용기와 희생은 결코 잊혀져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은 폐허 속에서 기적을 일구어냈고, 이제는 세계 속에서 평화와 인류애를 실천하는 나라로 성장했다.

 우리가 받은 도움을 다른 나라에 나누는 지금의 모습은, 유엔참전용사들이 흘린 피가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은 단순한 과거 회상이 아니라, 국제사회의 연대와 평화의 가치를 되새기는 날이기도 하다. 평화는 결코 주어진 것이 아니다.

 그것은 수많은 사람의 희생과 선택이 만든 결과이며, 지켜내야 할 현재이자 미래의 과제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날을 통해 ‘기억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 기억은 곧 감사이며, 감사는 다시 평화를 지키는 힘이 된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전쟁과 분쟁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있다. 한반도의 평화 또한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유엔참전용사들의 숭고한 정신은 오늘의 우리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한다. 그것은 바로 평화를 지키는 용기, 그리고 서로를 향한 연대의 마음이다. 

  “당신들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이 한 마디가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그들의 헌신을 후세에 전하고, 그들이 지켜낸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수호하며, 보다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그들의 희생에 보답하는 진정한 길이며, 우리가 함께 미래로 나아갈 용기를 얻는 원천이 될 것이다. 

  11월 11일 11시, 우리 모두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향한 1분간의 묵념으로 조국이 아닌 인류의 이름으로 싸운 그들의 희생에 진심 어린 감사와 경의를 표하면 좋겠다.

이영구 <전북동부보훈지청 보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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