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최근 연구에 따르면 가뭄과 폭우 같은 극한 기후 현상이 지하수 수질과 안정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독일 막스 플랑크 생물지구화학연구소와 대규모 연구팀이 발표한 결과는 이러한 기후 변화가 지하수 관리와 물 안보에 중대한 도전을 제기한다고 경고한다.
지하수는 대수층을 통해 강수로부터 재충전되며, 이 과정에서 토양이 자연적인 여과 역할을 한다. 그러나 극심한 강우는 빗물이 깊은 토양층으로 빠르게 흘러들어가 자연 정화를 거치지 않고 대수층으로 유해 물질을 운반하는 경우가 많다. 가뭄 역시 토양에 균열을 일으켜 빗물 흡수 능력을 저하시킴으로써 물의 흐름을 왜곡하고 오염 물질이 지하수에 유입되기 쉽게 만든다.
특히 연구에 따르면 극한 기후는 유기물, 제초제, 살충제, 항생제 등 잠재적으로 유해한 물질을 대수층으로 운반할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014년부터 2021년까지 독일 내 지질학적으로 서로 다른 세 지역에서 지하수와 수기후 조건을 장기적으로 조사했다. 새로운 비표적 접근법을 통해 수천 개의 개별 유기 분자를 추적한 결과, 표면에서 유래된 유기 물질이 지하수에 축적되는 양이 증가하고 지하수 수위는 감소하는 경향을 발견했다. 이는 2018년 유럽을 강타한 가뭄과 같은 극한 기상 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를 주도한 박사 후 연구원 슈뢰터는 "이번 분석은 기후 변화로 인한 극한 기후가 이미 지하수 수질과 재충전 역학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새로운 분석 방법이 지하수 수질 변화를 감지하는 데 기존의 탄소 농도 측정보다 더 민감하게 작용한다고 강조하며, 이를 통해 초기 오염 징후를 포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지하수는 식수와 생태계 유지에 필수적이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그 질적 안정성이 위협받고 있고 깨끗한 물 관리 관행을 통해 이 중요한 자원을 보호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는 지하 생태계와 표면 생태계 간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환경 변화에 대한 지하수 생태계의 회복력을 높이기 위해 추진된 독일 연구 센터 AquaDiva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특히 기후 변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과학자들은 지속 가능한 물 관리와 극한 기후 완화 전략의 필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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