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트럼프시대, 농식품산업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2025-01-19

트럼프 2기 정부가 20일 출범하면서 전세계는 예고된 미 우선주의 강화와 관세 인상 등을 담게 될 ‘트럼프노믹스2.0’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두고 고민에 빠져 있다. 트럼프 2기 정부에서 관세를 인상한다면 그동안 미국으로의 수출이 증가세를 보여온 케이푸드(K-Food·한국식품)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농식품 수출액은 99억8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의 성과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대미 수출은 15억9290만달러로 전년 대비 21.2% 증가했다. 농식품 전체 수출액에서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5.9%로 그동안 최대 수출국이었던 중국·일본을 제쳤다. 이제 미국은 전체 한국 상품 수출 1위뿐만 아니라 케이푸드 수출 또한 1위 시장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트럼프 2기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통상정책이다. 만약 트럼프 2기 정부가 관세를 인상하면, 현재 미국시장의 성장성을 고려할 때 향후 케이푸드 수출 성장에 제약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미국 우선주의 보호무역에 지혜롭게 대응하며, 케이푸드를 위한 새로운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는 전략적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으로 미국산 농산물 수입 압박이 거세질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그동안 자유무역협정(FTA) 확대에 따른 국내 농산물 피해를 우려하며 그에 대응하는 노력을 해왔는데,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통상 압박에 추가적인 대비도 필요한 상황이다. 결국, 국내 농산업 및 농식품 경쟁력 증대를 통해 트럼프 2기 정부의 무역정책에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

먼저, 국내 농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농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생산 및 가공, 그리고 유통에서의 혁신을 일으켜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 농산업에 대한 투자는 매우 미미한 상황이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그동안 농산업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해 농식품부는 2010년부터 농식품 모태펀드를 조성해 농식품산업에 대한 투자를 이끌어왔지만 성과는 미흡하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3년 국내 벤처투자규모는 10조9000억원인데 이 중에서 농식품분야 투자액은 1298억원으로 전체 벤처투자액의 1.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분야에 벤처투자가 이렇게 저조한 것은 농식품산업에 대한 많은 규제가 투자 제약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닌지, 농식품산업의 부가가치 제고에 걸림돌은 무엇인지 등 제약 요인에 대한 진단과 개선이 있어야 할 것이다. 향후 예상되는 미국의 통상 압력을 국내 농산업의 경쟁력 증대를 위한 기술혁신으로 극복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농식품산업의 벤처투자가 보다 활성화돼야 하고 이에 힘입어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들이 많이 탄생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최근 NH농협은행과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공동으로 ‘애그·푸드테크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하며 농식품산업 스타트업 투자 지원의 의지를 보인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트럼프노믹스2.0이 가동되면 세계 경제는 물론이고 한국 농식품산업도 수출과 수입에 있어서 많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예고된 격변에 대한 대응책을 수립하고 농식품산업계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민간투자 활성화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또한 케이푸드의 세계화를 위한 적극적인 시장 개척에도 나서야 한다. 피할 수 없는 변화의 물결이 몰려온다면, 도전과 혁신으로 극복해야 한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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