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키워드] 대관

2025-12-05

그제는 부장, 어제는 상무, 오늘은 전무. 하루가 멀다고 이런 직급으로 ‘입사’했건만, 당최 회사에서 얼굴을 볼 수 없다. 부장님은 국회에, 상무님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전무님은 검찰에 줄곧 나가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업무는 대관(對官). 공직자를 상대한다는 뜻이다. 영어로 해야 더 쉽다. ‘로비’다.

회사원임이 분명한데, 행정기관 또는 입법·사법기관을 상대한다. 거창하게 CR(Corporate Relation)팀이나 대외협력팀, 간단하게 업무팀·기획팀으로 칭한다. 국회의원 보좌관이나 공정거래위·검찰 출신이 많다. 당연히 대기업일수록 조직도 크다. 삼성은 국감 시즌에 그룹 전체가 움직인다. 현대차는 노사·협력회사 문제에, SK는 그룹 오너와 관련된 현안에 신경 쓴다고 한다.

최근 3370만 명의 고객 자료가 유출된 쿠팡도 대기업. 대관 업무가 눈에 띈다. 올해만 18명을 영입했다. 2020년부터는 62명이나 채용했다. 같은 기간 이커머스(온라인 쇼핑몰) 전체 107명의 58%다. 머리 숙여 사죄한 박대준 대표도 대관 출신. 그런데 또 30여 명을 뽑는다고 한다. 고객 관리보다 공직자 관리가 우선인 듯하다 보니 여당 의원이 소리쳤구나. “브로커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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