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경력의 식품MD 김진영이 전하는 좋은 식재료의 올바른 기준
마블링이 고급, 삼겹살이 최고? 식재료를 둘러싼 오해 바로 잡아 드립니다

그러고 보니 커피는 원산지를 따져가며 원두를 사서 신선한 맛을 즐기기 위해 바로바로 갈아서 내리고, 심지어 생두를 사서 볶아 먹기도 한다. 그런데 매일 같이 먹는 주식인 쌀은 만만한 가격대의 큰 용량을 사서 두고 먹는다. 김진영의 책을 읽기 전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이상한’ 식생활의 발견이다.
“내가 최고로 꼽는 가을 식재료는 쌀이다. 쌀이 가장 맛있을 때가 추수를 막 끝낸 가을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가을이라 해도, 도정하고 보름 이상 지난 쌀은 밥맛이 처음 같지 않다. 공기와 접촉하는 순간 쌀의 산화가 시작된다. 밥맛을 떨어뜨리는 원인이다.”
베테랑 식품MD 김진영이 <아는 만큼 맛있다>(쌀부터 해산물까지, ‘좋은 식재료’에 대한 새로운 기준·따비)를 펴냈다. 햅쌀이 나오는 시기라 애초에 ‘1장 밥이 주식인데 맛있는 밥을 못 먹는 이유’만 읽으려고 했는데, 맛있는 쓴맛이 사라진 채소, 향이 없는 과일, 지방투성이 소고기, 삼겹살의 함정, 쫄깃한 토종닭, 제철 모르는 해산물 등 뒤이어 나오는 식재료의 잘못된 상식 바로잡기 지상 강의에 그만 책을 손에서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30년 경력의 식품MD인 그는 “20대였던 내가 50대가 되는 동안 천지개벽이 일어났는데, 식품 관련한 상식은 거의 바뀌지 않았다”며 “잘못된 정보가 여전히 수정되지 않고” 있는 현실을 개탄했다. 그가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으려는 이유는 “소비자라면 품종을 알고 제철을 알면 싼 가격으로도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5년 간 경향신문에 ‘지극히 미(味)적인 시장’을 연재한 그는 서울 강서구에 흑돼지 편집숍 ‘칠흑’을 운영하고 있다.
최고급 소고기의 요건으로 알고 있는 ‘마블링’에 대해 알아보자. 그에 따르면 마블링이라는 개념은 미국에서 남아도는 옥수수를 소에게 먹이면서 풀만 먹이던 때에 비해 고기에 지방이 많이 쌓이면서 생겨났다. 축산업자들이 로비를 벌여 마블링이 낀 쇠고기에 가장 높은 ‘프라임 등급’을 매기게 하면서 이 기준이 우리나라에 그대로 들어온 것이다. 지방 많은 비싼 소고기가 무조건 맛있을까. 김진영은 “지방 맛 대신 시간의 맛을 보면 된다”고 말한다. 바로 ‘숙성’이다. 집에서도 할 수 있는 습식 숙성법부터, 숙성육 판매처 등 그의 ‘고품질’ 식생활 정보가 이어진다.
“고지방의 한우에 쏠려있는 눈을 고단백 한우로 돌리면 새로운 시장이 보이고 새로운 메뉴가 개발될 수 있다. 새로운 식재료가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늘 곁에 있다.”
한국인이 즐겨 먹는 주요 식재료 위주로 그가 펼치는 생생한 정보를 밑줄을 그으면서 읽었다.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수박을 고를 때 두드려본다. 잘 익은 수박이 어떤 소리를 내는지 들어본 적도 없으면서 말이다” 대목에서는 뜨끔하기도 했다. 상업적 목적으로 잘못 알려진 제철 정보나 무지성 입소문을 탄 레시피 등에 휘둘리던 식생활을 반성하게 했다. 그의 책은 음식업 및 식재료 유통 관계자는 기본이고, 먹는 즐거움을 삶의 낙으로 삼는 사람이라면 꼭 참고할만하다.
참고로, 김진영이 추천한 쌀을 고르는 세 가지 기준을 공개한다. 첫째는 품종을 볼 것. 둘째는 도정 일자를 볼 것. 셋째는 소포장을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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