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 확장 나선 삼성-LG...전장·공조사업 ‘공’들인다

2025-02-18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기업간거래(B2B) 중심의 전장(자동차 전기·장비)과 냉난방공조(HVAC) 사업을 앞세워 미래 성장 동력 마련에 분주하다. 경기에 민감한 가전사업 분야 이 외에 B2B 중심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확보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HVAC 사업을 강화하면서 북미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미국의 냉난방공조 기업 레녹스와 합작법인 '삼성 레녹스 냉난방공조 노스 아메리카'를 설립하고 미국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합작법인을 설립한 이유는 유통망 확대에 있다. 기존 삼성전자의 유통망에 레녹스 유통망까지 더해 판매 경로를 대폭 넓힌 것이다.

또 최근 막을 내린 북미 최대 공조전시회 'AHR 엑스포'에서 선보인 하이렉스 실외기를 통해 북미 가정용 유니터리 시장을 선점해나갈 방침이다. 북미에 특화한 유니터리는 주택이나 중소형 빌딩에 사용되며 덕트를 통해 찬바람을 내보내 냉방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최항석 삼성전자 DA사업부 상무는 "북미 시장을 비롯해 글로벌 공조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생활가전을 담당하던 H&A사업본부 내 HVAC 사업부를 분리해 HVAC 전담 사업부를 신설하면서 해당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담당하는 ES사업본부에선 미국과 유럽에 각각 히트펌프 연구·개발(R&D) 거점을 설치하고 효율적인 냉난방공조 개발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특히 미국 전역의 다양한 기후를 고려한 '인버터 히트펌프' 라인업을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 제품은 미국 환경청의 '에너지스타' 인증을 획득할 만큼 고효율 제품이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부사장)은 "B2B 비즈니스를 가속화하고, 글로벌 공조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HVAC 시장은 인공지능(AI) 열풍 속 데이터 센터가 급증하면서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더불어 각국의 탄소중립 규제가 강화하면서 고효율 시스템 수요가 갈 수록 늘고 있다.

양사는 전장 사업에도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전장 산업은 이미 양사에서 연간 10조 원 이상 매출을 내는 사업으로,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다. 특히 자동차 산업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EV) 등 친환경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면서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에 필요한 자동차 전장 부품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유망성도 높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인수한 하만을 중심으로 전장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소비자 오디오와 전장 솔루션,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면서 수익성을 높였다. 지난해 매출액은 14조2500억 원, 영업이익은 1조3000억 원을 기록하며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LG전자의 전장 사업은 지난 2018년 인수한 자동차 헤드램프 제조사 ZKW로부터 시작됐다. 회사는 기업을 인수해 기술력을 확보한 뒤 연구개발 거쳐 시장에서 상당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실제로 LG전자의 VS사업본부는 9년 연속 매출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지난해 10조6205억 원의 매출, 1157억 원 영업이익을 올렸다.

LG전자의 B2B 사업 강화는 지속될 전망이다. 회사는 지난 2023년 '스마트 라이프 설루션' 기업으로 도약해 2030년 매출 10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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