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음의 경기, 파크골프

2025-12-08

올해는 ‘불수능’이라 만점자가 5명밖에 안 나왔다고 한다. 입시생과 가족들은 수능에서 1점이라도 높은 점수를 바랐을 것이다. 세상은 점수가 높아야 잘했다고 판단하고 성공했다고도 말한다. 스포츠에서도 마찬가지인데 거의 모든 운동 경기에서는 득점한 점수가 높아야 상대를 이길 수 있다. 하지만 가장 낮은 점수가 우승하는 경기가 파크골프이다.

파크골프는 1번부터 18번까지 홀마다 규정 타수가 있다. 티샷(Tee Shot, 티그라운드에서 치는 첫 번째 샷)으로 시작해서 볼을 홀 컵(Hole Cup)안에 몇 번에 넣어야 한다는 정해진 숫자이다. 대한파크골프연맹의 코스 설치 기준은 규정 타수를 9홀에 33타, 18홀에 66타로 정하고 있다. 보통 한 홀당 3번, 4번 또는 5번에 볼을 넣을 수 있도록 코스를 설계하고, 규정 타수에 딱 맞춰 볼을 넣는 파(Par)라는 용어를 붙여서 각 홀을 Par3 홀, Par4 홀, Par5 홀 등으로 부른다.

주로 4명이 팀을 이뤄서 경기하는 파크골프는 각 홀마다 볼을 넣을 때까지 친 횟수를 기록하고 모든 홀의 점수를 합산하여 가장 낮은 점수인 사람이 이기는 경기이다. 대회라면 전체 참가자 중에 점수가 가장 낮아야 우승할 수 있다. 경기 결과가 한 점에 승부가 갈릴 수 있는데 결국은 얻은 점수가 가장 낮아야 이길 수 있다.

파크골프에서는 점수를 마이너스로 표현하기도 한다. 각 홀에서 규정 타수보다 적은 횟수로 홀컵에 공을 넣으면 언더파(Under Par)라고 부르고 마이너스(-) 점수로 기록한다. 보통 능숙한 파크골프 플레이어는 주로 전체 규정 타수보다 낮은 점수를 얻는다. 예를 들어, 18홀 66타 코스에서 7언더 경기를 했다면, 경기가 끝났을 때 타수의 합이 규정 타수보다 7타 적은 횟수로 마쳤다는 것이고 59타 또는 –7로 표시한다.

‘공이 마지막 홀컵에 떨어져 봐야 누가 이긴 건지 알 수 있다’, ‘골프 장갑을 벗을 때까지는 아무도 결과를 모른다’는 말을 한다. 경기 끝까지 방심하지 않아야 쌓아놓은 점수가 더 이상 올라가지 않는다. 때때로 홀컵에 아무리 가깝게 공이 붙어 있어도 한순간 방심하면 점수 하나를 더 가져가야 한다. 그래서 파크골프에서는 경기할 때 꼭 넣겠다는 욕심과 머릿속의 많은 생각을 내려놓아야 한다.

불교 선문답에 ‘방하착(放下着)’이란 말은 ‘마음을 내려놓아라’는 뜻으로, 집착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라는 가르침이다. 우리 마음속의 온갖 갈등, 스트레스, 원망, 집착 등을 모두 홀가분하게 벗어 던지고 내려놓아 보자. 세상은 때론 점수가 꼭 높을 필요가 없다.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데, 파크골프도 마음을 내려놓고 즐기자. 남보다 높은 점수가 아닌 더 낮은 점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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