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보다 진입 많다" 치의 수 폭증…미래 전략 시급

2025-04-17

우리나라 치과의사 수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정책 지원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협 창립 100주년 기념 국제종합학술대회에서 치협 치과의료정책연구원(이하 정책연)이 향후 치과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강의를 지난 11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 113~115호에서 진행했다.

첫 번째 강연에는 정세환 강릉원주치대 교수가 연자로 나서 '치과의료정책의 발전 : 주요 이정표와 전환점'을 주제로 치과 의료 체계의 발전 방향에 대해 다뤘다.

정 교수가 제시한 OECD 주요 6개국 활동 치과의사 수 연평균 증가율을 살펴보면 한국은 3.19%로 영국(1.64%), 미국(1.1%), 일본(0.82%), 독일(0.73%), 프랑스(0.72%), 스웨덴(0.58%)에 비해 월등히 높다.

정 교수는 "주요 선진국은 이미 30~40년 전부터 나가고 들어오는 인력 규모가 균형을 이뤘다. 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은퇴 인력보다 진입 인력이 더 많은 구조"라고 지적했다.

빠르게 활동 치과의사 수가 늘고 있는 것에 비해 정부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보건복지부 소관 구강보건 예산은 2010년 292억 원에서 2017년 5억 원으로 수직 하강했다. 이후 2018년에는 52억, 2019년에는 90억, 2020년에는 97억, 2021년에는 115억, 2022년 110억 원으로 다시 상승하긴 했지만 전체 보건의료부문 예산 중 구강보건 예산 비중은 0.2~3%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치과계는 100년간 많은 발전을 일궈냈다. OECD 주요 6개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치과외래의료비 지출총액(2019년 기준)은 191달러(한화 약 27만 원)로 독일(447달러), 미국(436달러), 스웨덴(298달러)에는 아직 뒤처지고 있지만 일본(230달러), 프랑스(201달러)와는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했으며 영국(151달러)에는 앞서고 있다.

심지어 우리나라 보건의료비지출액 대비 치과외래의료비를 따져보면 5.83%로 독일(6.98%)을 제외하곤 스웨덴(5.54%), 일본(4.98%), 미국(4.02%), 프랑스(3.91%), 영국(3.45%)보다 높은 비율이다.

하지만 정 교수는 "우리나라 치과계는 고속 성장을 해왔지만 앞으로도 현재 치과계가 가진 파이를 지켜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필수 구강보건 의료 범위를 명확히 정리하고, 응급과 예방 부분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장애인을 포함, 평소 치과를 찾지 못하는 환자들을 위한 의료 체계 확립을 강조했다. 그는 "치과를 찾지 못하는 재가 노인과 장애인들이 치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며 "해당 체계가 갖춰져야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우리나라 국민의 전체 건강 및 삶의 질 향상이 이뤄질 수 있으며 실질적 재정 확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연자로 나선 허영구 네오바이오텍 대표는 '한국치과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허 대표는 "치과 산업이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결국 디지털화가 가속될 것"이라며 "미래에 글로벌 1위의 디지털 치과 산업을 달성하기 위해선 정부와 국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마지막 연자로 나선 윤홍철 아이오바이오 대표는 '데이터 융합 기반 치과 의료 혁신 : 진단 중심 의료와 CDSS의 도입'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윤 대표는 "치과의사는 자본소득가가 아닌 노동소득가이기 때문에 효율성이 중요하다"며 "4차 산업혁명 시기에서 노동소득가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데이터와 IT를 융합한 기술을 사용해 효율성을 늘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밖에 박영채 치협 치과의료정책연구원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포럼은 지난 세기 동안 축적된 치과 의료의 발전과 치과 산업의 흐름을 전환하고 앞으로 우리가 마주할 미래 환경 속에서 어떤 전략과 가치로 나아가야 할지 전하는 자리"라며 "옳고 그름을 지혜롭게 판별해 나가며 치과 의료의 본질적 가치를 지키는 가운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오늘 논의가 치과계의 미래 100년을 여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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