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은 절대 쫄지 않습니다! 저에게 힘내라 하지 마시고 여러분이 힘을 내시기 바랍니다! 이재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미래를, 자녀들의 인생을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이른바 ‘K이니셔티브 벨트’로 묶인 판교·동탄·대전을 돌며 성장 행보에 방점을 뒀다. 이 후보는 이날 마지막 유세 장소인 대전 중구 으능정이거리에 예정된 시간인 오후 6시 35분에 딱 맞춰 모습을 드러냈다. 1시간 전부터 모여있던 사람들은 이 후보 등장에 환호성이 터졌다.
이 후보는 "돌아가신 장인의 고향이 충청도로, 제가 충청도의 사위"라 인사하며 “남들은 처갓집에 고속도로 놔주는 모양인데 저는 여러분에게 대한민국의 행정수도, 과학기술 중심 도시를 선물로 드리겠다”고 윤석열 전 대통령을 저격했다. 그러면서 “빨간색이면 어떻고, 노란색이면 어떻고, 파란색이면 어떻습니까”라며 “인생도 짧은데 그런 유치한 정권 다툼 놀이 그만하고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한번 만들어보는 게 진정한 행복 아니겠냐”며 국민 통합 의지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대통령은 충직한 일꾼이 되라고 뽑은 여러분의 대리인, 국민 주권을 실현하기 위해 쓰는 도구”라며 “여러분의 삶에 도움이 안되면 과감하게 갈아치워야죠. 지금 바로 그 선택의 기로”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성남시장의 1시간은 100만 시간의 가치가 있어서 제가 공무원에게 이야기했다”며 “엉터리로 보수한 업자에게는 공사를 주지 마라, 전국 자치단체에 소문 내서 딴 데 가서도 사업 못하게 하라고 공개적으로 방송화면 켜놓고 지시했더니 수 만명의 열 받는 게 없어졌다”고 했다. 본인의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경력을 환기시키며 행정력과 리더십을 부각한 것이다.
특히 대전은 민주당이 지난 총선에서 7석 전석을 차지했던 만큼 대전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도 총출동했다. 이들은 이 후보 등장 전부터 이재명을 연호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대전 서구을이 지역구인 박범계 의원은 “문재인 정부 말 세계 10대 경제 선진국이 14위로 후퇴했다”면서 “이러한 무능 정권, 내란 정권 우리가 반드시 응징해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반드시 이재명 대통령이 6월 3일 탄생해야 대한민국의 민생 경제 외교 안보를 살릴 수 있다”고 했다.
대전 유성구갑의 조승래 의원도 “(프로야구) 한화가 1등하고 있고 대전하나시티즌도 1등하고 있고, 그 다음에 뭐가 1등하면 됩니까”라며 “이제 기호 1번 이 후보만 1등 시키면 되는 것”이라고 외쳤다. 그가 “이 후보를 득표율 60% 이상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여러분 동의하시나”라고 하자 한 시민이 “80%”를 외치기도 했다. 이에 조 의원은 “좋습니다! 압도적 지지로 우리가 힘을 모아보자"고 함성을 유도했다.
민주당과 공동 선대위를 꾸린 조국혁신당의 황운하 대전시당위원장이 잠깐 무대에 올라 인사하기도 했다.
유세 현장에 파란 풍선을 들고 나타난 대전 토박이 민주당 당원 육 모씨(50)는 “이 후보에 대한 테러 위협이 많은데 풍선으로 시야를 가릴 수 있다길래 급히 샀다”고 했다. 그는 “이 후보가 성남시장 때부터 일 잘한다고 소문이 많이 났었다.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그만큼은 하지 않겠냐”며 “그간 핍박을 많이 당했는데 이번에는 꼭 대통령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잇따르는 신변 위협 제보에 이날 내내 방탄복 위에 선거 운동 점퍼를 입고 유세에 나섰다.
이 후보는 13일에는 구미와 포항을 비롯해 대구·경북(TK) 지역 공략에 나선다. 미래 산업에 이어 전통 제조업 현장 방문으로 비전을 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민주당 열세 지역인 TK에서 경북 안동이 고향인 점을 내세우며 보수 표심을 얻는 데에도 힘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