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벤션센터 없이 치러지는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잼버리 악몽 덮는 선례 만들까

2024-09-22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제22회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의 성패는 컨벤션센터가 없이 치러지는 악조건을 어떻게 뒤집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치러진 21번의 대회는 모두 컨벤션센터가 있는 지역에서만 치러졌던 만큼, 마이스 시설이 없는 전북을 찾은 기업인들에게 어떤 경험을 선사할지가 중요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지구촌 곳곳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동포 경제인들의 교류행사인 한상대회가 한인비즈니스대회로 격상된 이후 처음 치러지는 이번 대회는 다음달 22일부터 24일까지 전북대학교 일원에서 열린다.

재외동포청이 주축이 돼 전북자치도와 함께 개최하는 이번 행사는 기업전시장을 메인 무대로 하고 세미나와 기업홍보, 학술대회 등이 3일간 복합적으로 진행된다.

이번 대회가 갖는 의미는 전북 입장에서는 다양할 수 밖에 없다.

지난해 여름, 도민들의 마음을 멍들게 한 새만금 스카우트잼버리대회 파행 이후 치러지는 첫 국제행사라는 점과 역대 대회 중 유일하게 컨벤션센터가 없는 지역에서 열린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2002년 첫 대회를 가진 이후 매년 50여개국에서 평균 4000명이 참여하고 있는 한인비즈니스대회는 국내에서만 20회를 치러냈는데 모두 컨벤션센터가 있는 서울과 부산, 제주에서만 열렸다.

전북처럼 재외동포청이 요구하는 규모의 컨벤션센터를 갖추지 못한 충남·북, 강원은 대회를 유치하지 못했다.

도는 재외동포청이 요구한 6600㎡ 이상의 공간을 확보를 위해 전북대학교 대운동장에 8200㎡ 규모의 대형 에어돔을 설치해 활용하기로 했다.

해당 돔에는 전시관 등 300여개의 부스가 운영될 예정이며, 야외 전시장에는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LS엠트론, HD현대, KGM 등이 만든 전기차와 수소차, 자율주행 트랙터, 굴착기 등의 완성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대회기간 동안 지니포럼과 일자리페스티벌, 창업대전, 그리고 발효식품엑스포 등을 연계해 행사의 관심도를 어느때보다 높게 끌어올린다는 복안도 내놨다.

도는 이번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다면, 마이스 시설을 갖추지 못한 다른 지역에도 대회 유치를 위한 당위성을 주는 한편, 잼버리의 실패가 전북만의 문제가 아니었다는 점도 함께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제대로 된 컨벤션센터 하나 없는 전북에서 처음 치러지는 행사다 보니 시설 이용에 대한 불편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야외에 간이건물을 세우고 진행되는 행사인 만큼 화장실 등 편의시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그 어느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도는 당초 남녀공용 화장실과 여성전용 화장실로 나눠 운영한다는 방침을 전면 수정하고 남성전용 화장실과 여성전용 화장실로 나눠 설치하기로 했다.

참여 기업인들의 수가 저조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대부분의 대회에서와 마찬가지로 행사 당일 현장 접수로 몰릴 것으로 보고 현장에서의 대응을 강화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 중에서 가장 우려되는 지점은 얼마나 많은 도내 기업들이 유의미한 계약을 체결하느냐로 쏠렸다.

지난해 열린 대회 당시 기업들의 계약 상담 건수는 200여건을 넘겼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 건 단 7건에 불과하다는 도의회의 지적은 전북 입장에서도 되새겨 볼만한 대목이다.

이밖에도 기존 행사들이 한꺼번에 열리면서 발생할 교통난과 객실수 요건은 맞췄지만 수준급 객실이 부족한 전북의 상황에 대한 지적도 남은 준비 기간동안 살펴야 하는 부분으로 꼽혔다.

전북자치도 관계자는 "다양한 우려의 목소리도 청취하며 개선점을 찾고 있는 만큼, 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홍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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