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경진 기자 = 고용노동부와 강원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가 주관하는 제42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가 오는 9월 16일부터 19일까지 강릉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에는 웹마스터, 컴퓨터 프로그래밍, 시각디자인, 제과제빵 등 정규 직종 19개, 시범 직종 12개, 레저 및 생활기능 직종 9개 등 총 40개 직종에 전국 17개 시·도 대표 선수 465명이 참가한다. 항암 치료와 장애, 그 끝에서 새로운 인생을 찾은 주대섭(55세) 씨도 제42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바리스타 직종 우승을 겨냥해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주 씨는 구인두암과 지체장애라는 이중의 시련 속에서 커피를 만나 삶의 전환점을 맞았다. 최근 2025년 강원도장애인기능경기대회 바리스타 부문 금상을 받은 그는 이제 더 큰 무대인 전국대회를 앞두고 있다.
"처음엔 절망의 시간이 계속됐습니다. 그런데 커피가 제 인생을 바꿔놨어요." 2년 전, 암 진단과 치료로 무기력한 시간을 보내던 중 우연히 본 현수막 하나가 그의 운명을 바꿨다. '장애인 바리스타 훈련 과정 수강생 모집'. 망설이던 그는 마지막 한자리에 간신히 이름을 올렸고, 수업을 들으며 자신도 몰랐던 열정을 발견했다.
"커피 머신 앞에만 서면 손이 떨리고 자신이 없었어요. 그런데 매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커피가 기다려지고, 더 배우고 싶어졌죠. 그때 처음 알았어요. 장애는 한계가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는 걸" 그의 회복은 의료진도 놀라워할 정도였다. 커피는 그에게 최고의 항암제였다.
그는 바리스타 선생님의 권유로 대회에 출전하게 되었다. 처음엔 극구 사양했지만 "해보기라도 하자"는 마음으로 나선 지역 대회에서 예상치 못한 금상을 받았다. "내가 좋아하는 걸 더 깊이 공부하게 됐고, 기술로 평가받는다는 게 정말 기분 좋았어요. '장애인치고 잘했네'가 아니라 '기술로 잘했네'라는 말을 듣고 싶었거든요"
제42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를 앞두고 그는 수상을 목표로 다시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좋아하는 커피를 배운 것에 만족하지 않고 바리스타로서의 삶을 희망하며 나아가는 그의 꿈은 이제 시작이다.
한편, 제42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는 오는 9월 16일 오후 4시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19일까지 4일간 진행된다.
ohz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