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M경쟁력 키우는 증권가···대세는 '슈퍼리치' 공략

2025-04-08

증권가에서 올해도 슈퍼리치(고액자산가)를 잡기 위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대형증권사뿐만 아니라 중소형 증권사들도 지점을 대형화·통폐합하며 영업점을 고급화하고 있다. 증가하는 고액자산가를 공략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위축된 투자은행(IB)의 대안으로서 자산관리(WM) 사업 확대가 절실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일부터 프라이빗뱅커(PB) 라운지 서초와 PB 라운지 판교를 동시에 개점했다. PB라운지는 한국투자증권이 새롭게 선보이는 프리미엄 금융점포로 고액자산가들이 밀집한 지역에서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됐다.

앞서 SK증권은 영업점 통합으로 고객 대상 맞춤형 서비스 강화를 위해 대형 금융센터를 출범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금융센터는 총 5개로 수도권과 주요 광역시를 거점으로 한다. 강남금융센터는 압구정PIB센터와 서초PIB센터를 통합해 선릉역에 이전 오픈하고, 부산금융센터는 부산지역 3개 영업점, 대구금융센터는 대구지역 2개 영업점을 각각 통합한다. 메리츠증권도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올해 상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증권사들의 이 같은 행보는 고액자산가 유입을 통한 WM 영업력 강화에 따른 리테일(소매금융) 자산 증대 목적으로 해석된다.

최근 리테일은 증권사들의 수익 돌파구로 꼽힌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침체로 IB 부문이 부진해진 증권사들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수입을 확보할 수 있는 WM에 힘주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2017년 250조에 불과한 국내 증권사 WM 자산규모는 7년 만에 1000조원대로 4배 가까이 불어났다.

이 가운데 고액자산가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 KB금융연구소가 발간한 '한국 부자보고서'에서 금융자산 10억원이상 100억원 미만을 보유한 자산가 수는 2022년 38만5000명, 2023년 41만6000명으로 증가했다. 100억원이상 300억원 미만을 보유한 초고액자산가는 3만1000명에서 3만2000명으로 모두 늘었다. 이들은 투자 가능 자산 규모가 크고 가문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하다는 진단이다.

고액자산가가 보유한 총 금융자산은 2826조원으로 2020년 2618조원에 비해 7.9% 늘었다. 총 자산 총액은 4822조원으로 한국 전체 가계 금융자산 중 58.6%를 차지한다. 초고액자산가의 경우 인부 비중은 0.02%에 불과하나 보유한 자산은 국내 전체 금융자산의 36.3%다.

이를 위해 증권가에서는 재빨리 지난해 말부터 조직개편과 서비스 강화에도 나섰다. 미래에셋증권은 초고액자산 고객 자산관리와 WM 글로벌 자산배분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PWM부문을 신설했다.PWM부문 산하에 패밀리오피스센터를 편제했으며 투자전략부문 산하에 웰스 테크 본부를 신설,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대고객서비스를 강화했다.

하나증권은 WM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자 자산관리 부문 내부 조직 사이 협업과 영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WM혁신본부를 신설했다. 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PWM영업본부도 재편했다. 부동산 IB금융 사업 비중이 큰 메리츠증권도 올해는 WM에 무게를 실었다. 메리츠증권은 리테일본부를 부문으로 격상하고, 프라이빗투자은행(PIB) 센터를 신설했다.

이렇듯 대형증권사뿐만 아니라 여러 후발 주자들이 대거 고액자산가를 공략하며 WM 경쟁은 더욱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에 더욱 더 고도화된 서비스가 향후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초고액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는 증권사 사업다각화와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지원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국내 패밀리오피스 시장은 대형 증권사 중심에서 점차 다변화될 것으로 예상, 기존 자산관리 서비스와 차별화된 초고액자산가 대상 서비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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